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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지 않으며 짐 지면 더 곧게 서는 지게 같은 민족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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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법 위반으로 수감 중인 박경식 회원의 옥중 서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07년 2월 국가정보원에 체포되어 3년 6개월 형을 선고 받고 2년째 수감 중인 박경식 회원(48)이 연구소에 옥중편지를 보내왔다. 연구소 살림살이와 뉴라이트 등의 준동을 걱정하는 내용으로, 옥중에서 직접 그린 지게 그림이 눈에 띈다. 박 회원은 2010년 8월 만기 출소 예정이다. 편지의 주요 부분을 발췌했다. <편집자 주>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문제연구소 임헌영 소장님과 회원님들, 그리고 방학진 사무국장과 상근 일꾼 여러분들께 광주에서 박경식 송구영신의 인사를 드립니다.

매달 잊지 않고 보내주는 회보를 받을 때면 고맙고, 밖에서 들려오는 한자의 소식에도 목을 빼는 터라 반갑기 짝이 없습니다. 어찌 신문에 비길까요. 소식이 전하는 마음의 무게는 저울도 가늠하지 못할 거라 여겨집니다.

하지만 결산보고에서 눈에 띄는 “-”가 마음을 묵직하게 하는군요. 이 곳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겨우 회보 한 부  허투루 하지 않고 정신  제대로 박으려는 여기






▲ 편지지 석장에 내용을 빼곡히 채운 박경식
회원의 옥중서신


직원들에게 권하는 것뿐이라…

때때로 보내주는 책들도 제겐 유익했습니다. 지난 2년의 상당시간을 나라의 역사를 옳게 알고, 민족정신을 곧추 세우기 위한 역사서 탐독으로 보냈기 때문입니다. 

(중략)

결국 반인권·반민족의 곡학아세 지식인에 대한 심판은 역사적 책무인 듯싶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연구소 결산보고의 “-”는 반드시 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 박경식 회원이 그려보낸 지게 컷


제가 어릴 때 살던 곳은 만경강이 대지를 적시고 동편제가 완성된 익산입니다. 어려서 지게를 메고 다녀보았죠. 가만히 지게를 보면 비었을 땐 누워있지만, 가볍건 무겁건 짐을 지면 서게 됩니다. 하지만 혼자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작대기와 함께 하지요. 동아시아 다른 나라들의 짐을 나르는 도구들이 무게의 균형을 이용하되 곧게 서는 법이 없는 점과 대조됩니다. 우리 지게는 민족의 자존심을 반영하듯 눕는 법이 없으며 항상 서로 의지하며 서있지요. 그래서 신년인사로 지게를 그렸습니다. 형편없는 솜씨이나 제법 연하장 같은 분위기를 내야겠다는 유치한 발상이지요.

무릎 꿇지 않으며 짐을 지면 항상 더불어 곧게 서는 삶의 표상이, 지게와 같은 민족문제연구소 같기에 유치한 발상이나마 마음으로 대신합니다. 새해 건강과 모든 일의 성취를 빕니다.

이 정권은 뉴라이트니, 신자유쥬의니 하는 것과는 관계없는 파시즘이라 규정되고, 파시스트라 정의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사실 뉴라이트든지 네오라이튼지도 말장난에 불과하며, 말과 문자로 진실을 호도하고 민족을 팔아먹는 무리들 아닙니까? 사대매족의 탕아들을 제대로 심판하지 못한 역사의 후과를 후손들이 백배천배로 받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2008.12.25
광주에서 박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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