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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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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고> 


친일인명사전 발간 국민보고대회 연기


2009년 8월 15일로 예정되어 있던 친일인명사전[친일문제연구총서 중 1차분 인명편(전3권)] 발간 국민보고대회를 실무적인 사정으로 인해 10월로 연기합니다. 대회 일시와 장소는 추후 공고를 통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과문>


먼저 사전편찬을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발간을 고대하고 계신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사과 말씀 올립니다.


방대한 작업 분량으로 인해 소요기간을 정확히 산정하지 못한데다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일부 발생하여 부득이하게 출간을 또 다시 연기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원고가 확보되고 편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일정을 공개했어야 마땅했으나,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일정을 제시한 점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빚어진 과오로 널리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남은 기간 더욱 힘을 내서 역사에 길이 남고 학문적으로도 높이 평가받는 의미 있는 결과를 낳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 죄송스럽지만, 끝까지 믿어주시고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09. 8. 10.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윤경로
민족문제연구소 소장 임헌영


머리 숙여 사죄드립니다


회원 동지 여러분. 정말 면목이 없습니다. 연구소가 출범한 이래 한결같이 연구소를 지지하고 성원해 오신 회원님들께 또다시 염치없는 변명을 늘어놓게 된 오늘의 상황에 참으로 참담한 심경 가눌 길이 없습니다. 작년 8월 발간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1년이 늦어진 끝에 올해 광복절 발간 일정도 어기게 되었습니다. 모든 책임이 저희들에게 있습니다. 엄중하게 꾸짖어 주십시오.


여러 차례의 실무적인 검토와 7월 25일 열린 편찬지도위와 편찬위원총회의 조언에 따라, 지난 7월 30일 이사회 운영위 비상연석회의에서 8월 15일로 예정했던 발간보고대회를 10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격론이 벌어졌지만 마지막으로 상근일꾼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로 어려운 결론을 내렸습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저를 비롯한 집행부의 미숙한 판단에 있었습니다. 사전이라는 특수한 출판작업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들을 미리 예측하지 못했던 과오로 인해 상당한 차질이 빚어졌습니다. 방대한 작업 분량은 정확한 소요기간 산정을 어렵게 만든 측면이 있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인쇄소로 이관하기 직전에 발간 일정을 공개해야 했었지 않나라는 후회마저 들 지경입니다.


알고 계시듯이 유족들의 이의신청 처리와 발행금지가처분 소송 진행도 상당한 부담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세 건의 소송 중 두 건은 연구소가 1심에서 승소하였으며 현재 항고심에 계류 중이고 한 건은 유족측의 소 취하로 종료된 상태입니다.   


그 외에도 그간 공개하지 못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우선 상근연구자들이 편찬작업에만 전념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었습니다. 부족한 재정으로 연구자들이 각종 용역사업을 병행하지 않으면 연구소 운영이 불가능했기 때문입니다. 또 주요인물에 대한 집필을 담당할 전문가 부족도 커다란 장애가 되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 중 다수가 이미 과거사 관련 각종 정부 위원회에서 복무하고 있는 상황이 필진 구성에 한계로 다가왔습니다. 이 같은 현실은 곧 원고 접수 지연과 집필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거기에 연구소가 출범한지 18년만에 이루어지는 거대한 성과가 학계의 인정은 물론 역사적으로도 높이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상근자들의 사명감이 완벽주의로 발현되면서 거꾸로 지연 요소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 기나긴 터널도 끝이 보이고 있습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원고가 모두 취합되었다는 현재의 상황을 보고 드립니다. 다만 유고가 발생한 다수의 원고를 부득이하게 내부 집필로 전환한 탓으로 검수 작업 시간이 추가되어야 하는 실정입니다. 또 최종 수괄된 초고가 체제의 균질성을 갖추고 있지 않은 관계로 대대적인 교열 윤문으로 통일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나아가 마지막 순간까지 확인과 검증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현재 연구소가 집적한 이 작업과 관련된 인물정보 데이터가 무려 250만여 건에 달하고 있으며, 따라서 필자들이 각계의 전문가이긴 하지만 집필 완료된 원고에 대해서도 철저한 원사료 대조와 보완 작업이 필수적입니다. 사전은 정확성이 생명입니다. 특히 친일인명사전은 한 점의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그 파장을 예측하기 힘들 정도라서 더욱 만전을 기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분들이 반민특위 와해 이후 60여 년 만에 이루어지는 민족사의 숙원이 또다시 좌절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도 듣고 있습니다.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는 뒷날 준엄한 질책을 받겠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외압도 연구소의 진로에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는 5000 회원동지들의 헌신과 국민적 지지 아래 숱한 난관을 헤쳐 왔습니다. 아무리 부족한 저희들이지만 이 같은 믿음을 저버리고 역사적 과업을 소홀히 하는 일을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겠습니까.


존경하는 회원 동지 여러분!


이 어려운 시기, 회원들님께서 얼마나 간절하게 사전발간을 기다리고 있으신지 저희들 역시 잘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도 올 광복절에 친일인명사전을 선열들과 국민들 앞에 자랑스럽게 내놓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실무자들이 휴일도 없이 일해왔음에도 열정과 노력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거듭되는 일정 번복에 죄송하고 곤혹스러워 변명조차 하기 힘든 처지이지만, 연구소를 사랑하고 지탱하고 계시는 회원님들께서 마지막 산고로 여기시고 널리 이해해주시면 이 고비를 넘기는 데 큰 힘이 되겠습니다.


회원동지들의 정성과 열망을 가슴에 새기고 막바지 편찬작업에 최선을 다하여, 반드시 국민적 기대와 사회적 여망에 부응할 수 있는 사전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발간 일정을 준수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사죄드립니다. 추후 일정은 확정되는 즉시 알려드리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09. 8. 10.


 


민족문제연구소 상근자를 대표하여 
사무총장 조세열 올림


 







▲ 친일인명사전 표지, 제자(題字) 쇠귀 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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