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초 편지』 저자 황대권의 편지 전문 | ||||
민족문제연구소 | ||||
문화를생각하는사람들(대표 이종수 www.artizen.or.kr) 주관으로 9월 2일 오후 7시 30분부터 약 1시간 30동안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극장에서 친일인명사전발간기념콘서트 <기억과 기록 그리고 미래>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서는『야생초 편지』의 저자 황대권 씨가 편지 형식의 축사를 통해 “친일인명사전이 나오기까지 더디고 힘든 과정이 있었지만 이제라도 발간된 것이 참으로 다행이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반일하자고 만든 것이 아닌 우리민족의 부끄러운 의식인 식민지 의식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에 이 책이 좋은 안내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씨는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졸업 후, 뉴욕 뉴스쿨 포 소셜 리서치(New School for Social Research)에서 제3세계 정치학을 공부하던 중, 전두환 정권이조작한 이른 바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3년 2개월을 복역한 후 1998년 광복절 특사로 석방된 대표적인 양심수 중 한명이었다. 현재는 생명평화결사 운영위원장으로 생명평화 운동에 참여하는 한편, 전남 영광에서 생태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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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아, 나는 지금 네게, “안팎으로 일관된 반일교육을 시켰어야 옳다”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다. 잘못된 교육으로 인한 가치관의 혼돈을 말하고 싶은 게다. “독립운동은 옳은데 그런 삶을 택하면 현실적으로 가난하고 무시당한다.” 이런 시기의 천박한 가치관을 갖도록 만든 대한민국의 건설자들이 못내 아쉬운 거다. 올해 광복 60년 만에 드디어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되었다. 참으로 더디고 힘든 일이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작업이 완료되었다는 게 한 없이 자랑스럽다. 나는 이 책의 목적이 ‘반일’을 하자는 게 아니라고 믿는다. 우리가 겪은 역사를 정확히 바라보고 그 부끄러운 역사가 내게 심어준 ‘부끄러운 의식’(식민지 의식)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있어 이 책이 좋은 안내자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편지를 쓴다. 선아, 공부 열심히 하고 누구도 미워하지 않는 희망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꾸나. | ||||
2009년 9월 2일 친일인명사전발간 기념공연에 부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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