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제주 ‘4·3사건’ 유해발굴 중단

215

ㆍ여당 예산안 날치기 때 예산 10억원 전액 삭감

지난 2006년부터 진행돼온 ‘4·3사건 집단학살 장소에 대한 유해발굴사업’이 중단됐다.

제주 4·3사업소는 올해 10억원을 투입, 4·3희생자 유해발굴 및 감식사업을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관련예산이 전액 삭감돼 사업을 중단했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유해발굴 예산 10억원은 지난해 정부 예산에 반영됐지만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통과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유해발굴사업은 정부의 4·3진상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3단계로 나뉘어 진행돼왔다.


 


지금까지 제주시 화북지역, 제주국제공항 서북측, 제주국제공항 동북측,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리 등 4군데 집단학살지에 대해 발굴작업을 실시, 396구의 유해와 2352점의 유품을 찾아냈다. 또 발굴 유해와 유족 간 DNA검사를 거쳐 감식한 결과 71구의 신원을 확인했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는 일반 행방불명자 2구, 예비검속 희생자 21구, 군법회의 총살자 46구, 기타 2구로 나타났다.

제주4·3사업소는 이를 토대로 올해 추가 발굴사업과 감식사업을 추진, 4·3희생자 유해발굴 및 감식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지원이 전혀 없어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신체 일부분만 발굴된 88개 뼈에 대한 감식사업도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지난 7일 제주대 의과대학에서 진행된 ‘희생자 유전자 감식 및 유해발굴 결과 보고회’에서 4·3 유족들은 “아직도 발굴해야 할 유해가 많은데 사업이 중단됐다”며 “묻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찾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제주4·3연구소는 추가 발굴이 필요한 집단학살지로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 ‘너분숭이’와 ‘은지난목’, 서귀포시 대정읍 구억리 ‘다리논’ 등 3곳을 지목했다. 유족들은 또 대정읍 하가리 자운당, 한림 오일장 옛터, 조천리 앞밭에서도 집단학살이 자행됐다고 제보했다.

제주국제공항에 대한 추가 발굴 요구도 제기됐다. 4·3 당시 제주읍지역에서 예비검속된 500~1000여명이 제주공항에서 집단학살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추가발굴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주4·3연구소 김창후 소장은 “올해 예산만 지원됐으면 유해발굴사업을 1차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안타까워하면서 “제주공항의 예비검속 학살자 발굴 등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