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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가 무너져도 슬퍼하는 사람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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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항쟁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게 아닙니다. 지금 함께 사는 이웃과 사회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자는 제안이지요.”


5·18민중항쟁 31주년 기념행사위원회 임추섭(68·사진 민족문제연구소 이사) 상임위원장은 6일 광주시 금남로1가 전일빌딩 사무실에서 올해 주제인 ‘관심’을 이렇게 풀었다. 1980년 5·18 땐 모두가 한마음으로 불의한 폭력에 맞섰고, 희생에 눈물을 흘렸어요. 지금은 한해 1만5천여명이 자살할 정도로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어도 슬퍼하는 사람이 없어요.”


국사 교사 출신인 그는 지난달 18일 5·18 관련자가 아닌데도 이례적으로 행사위원장에 선임됐다. 5월 당사자의 관점에서 벗어나 국민의 공감을 받는 행사를 치르자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곧바로 5·18민주묘지를 찾아 연대감을 되찾는 계기를 광주에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980년 5월 당시 교사 신분이었어요. 술렁이는 학생들을 진정시키느라 전남도청 앞 시국집회에도 참여하지 못했지요. 미안한 마음에 한사코 자리를 사양했지만 세상과 사람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라는 주문에 떠안기로 했습니다.”


그는 해마다 18일 점심 시간에 학교·관공서·기업 등 대규모 급식소에서 주먹밥을 나누었던 행사 대신 차액으로 이웃을 돕는 사업을 펼치기로 했다. 청소년 민주올레, 시민 518명 헌혈, 북녘어린이 돕기 등 연대와 나눔을 실천하는 사업에도 20여개 기관·단체의 협조를 약속받았다. 아울러 강경대·박승희·김철수 등 무관심 속에 잊혀지는 91년 분신열사 11명의 정신계승 사업에도 정성을 쏟아왔다. 올 5·18 기념식 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다시 부르기로 한 그는 “5·18 희생자 추모를 넘어 노동·통일·교육·복지 현안을 푸는 데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신독재기인 70년대엔 앰네스티와 양서조합 활동을 펼쳤고, 5·18 땐 광주 중앙여고 교사로서 여고생들이 벌인 시위를 수습하느라 조바심을 쳤다. 89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결성에 참여해 7년 동안 해직돼 전교조의 감사위원장과 광주지부장을 지냈고, 96년 복직했다가 10년 만에 퇴직한 뒤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다. <한겨레신문>, 11.5.6












▶임추섭 5·18위원회 상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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