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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광복군 지휘소 터 나이트클럽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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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연합뉴스) 김대호 특파원 = 항일 독립투쟁에 앞장섰던 광복군의 중국내 유적들이 관리소홀로 기념 표지석도 하나 없이 방치된 채 나이트클럽, 자전거 주차장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9일 상하이총영사관에 따르면 중국 안후이(安徽)성 푸양(阜陽)시 런민중루(人民中路) 226호의 한국광복군 제3지대 지휘소 부지에 맨해튼 나이트클럽이 들어서 성업하고 있다.2층의 대형 돔 형태인 나이트클럽 건물은 또 내부 홀 주변 공간에 룸살롱도 개설돼 있다.

광복군 지휘소는 한국 독립 이후 한동안 원래 모습을 유지했으나 1950년대 인민극장으로 변모한 후 수년 전부터 나이틀클럽과 룸살롱으로 개조됐다. 광복군 3지대는 김학규 광복군 고급참모 겸 제2특무대장이 안후이성과 산둥(山東), 장수(江蘇), 허난(河南) 등에 거주하던 한국 교민 자제들을 대상으로 모병활동을 벌여 설립됐다. 김학규 특무대장은 광복군 모집위원회를 구성, 일본군 후방까지 침투해 한국인 사병들과 연락하며 민족독립을 위해 광복군으로 들어올 것을 설득하는 임무도 수행했다.광복군 3지대는 1944년 병력수가 100여명에 달했고 나중에 205명까지 확대됐다.

푸양시에서 1시간 거리인 린췐(臨泉)시의 광복군 훈련반은 린췐제1중학교의 부지로 편입돼 자전거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훈련반은 현재의 신병 훈련소와 같은 곳이다. 린췐 광복군 훈련반은 1기 졸업생 50명 전원을 전선에 파병했고 2기 졸업생은 광복군 모병처에 남아 신입대원 훈련을 담당했으며 3기 졸업생은 충칭(重慶)의 임시정부와 광복군 총사령부에 배치됐다.

한국 독립운동의 성지인 광복군 유적들이 이처럼 방치된 것은 정부의 관심 부족 때문으로 지적되고 있다.정부는 광복 후 임시정부 청사 복원과 관리에 치중, 광복군 유적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쏟지 못했다. 또 광복군 유적들이 중국 각지에 흩어져 있어 관리하기가 쉽지 않았고 광복군 활동에 대한 의미가 과소평가된 측면도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광복군 유적들은 기념할 가치가 있어 지금부터라도 중국 정부와 협의를 통해 기념 표지석 설치 등의 성역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중국 정부도 광복군 유적 기념화 사업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량훙췬(梁紅群) 푸양시 외사반공실 주임은 상하이총영사관측에 한국 정부와 교류를 시작해 양국 관계가 좋아지면 표지석 등을 세울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총영사관 관계자는 “광복군 유적지들에 기념물을 세우면 좋겠다”면서 “푸양시가 한국과 교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어 먼저 푸양시와 교류를 가진 후 독립기념관 등과 협의해 기념물 설치를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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