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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승만 다큐,극우 헌정방송 수준 못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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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이승만 편> 1~3부작 가운데.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던 KBS 이승만 다큐의 첫 번째 편이 28일 저녁 방송됐다. KBS는 ‘독재자 미화’ 논란이 거세지자 “이승만을 공정하게 다루겠다”고 수 차례 강조했으나, 방송 이후 “이승만 홍보물에 가까웠다”는 시청자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KBS 1TV는 28일 밤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람들> ‘초대 대통령 이승만’편의 1부 ‘개화와 독립’에서 ‘배재학당의 개화청년’ ‘만민공동회의 행동대장’ ‘한국 최초의 국제정치학 박사’ 등 이승만 전 대통령의 젊은시절 행적을 집중 조명했다.


KBS는 이날 방송에 앞서 <뉴스9> ‘미에 독립 보전 요청’ 리포트에서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이승만에 대한 새로운 기록”이라며 “서른 살의 이승만이 한국인 최초로 미국 대통령 루스벨트를 만나 대한제국의 독립을 보전해 달라고 요청했던 사실이 문서로 확인됐다. 고종이 보낸 선물인 나전칠기도 함께 전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9일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날 방송을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청자는 “3류 드라마도 아니고 온몸이 오그라들 정도”라며 “이승만은 계몽주의자, 정치개혁가, 언론인, 역사가, 지도가, 자유기독사상가, 독립운동가, 친미주의자…이게 무엇인가. 이런 게 국민들한테 먹힌다고 만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 28일 이승만 다큐 1부 방송 이후,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그는 “중간에 나오는 분들만 대충 봐도 이승만 박사 기념사업회 임원과 이사들, 그리고 친일 자손으로 여전히 떵떵거리는 분들이 보이던데 이런 것 만들려고 수신료 인상하려 했느냐”며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여기까지 찾아와서 이런 말 하는 자체가 억장이 무너진다”고 덧붙였다.


다른 시청자도 “약속했던 공정성은 거의 눈에 띄지도 않고 완전히 이승만 찬양 홍보 전단지였다. 한술 더 떠 9시 뉴스에서는 미국에 독립보존을 구걸한 것을 무슨 대단한 애국행위인양 떠들어대다니 정말 KBS는 하늘이 두렵지도 않느냐”며 “이승만에게 죽어간 수많은 사람들의 울음이 들리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청자도 “이승만이 3회나 방송할 만큼 훌륭한 인물인가?”라고 물으며 “그런 인물에 대해 길게 늘이다 보면 시청자들에게 훌륭한 사람이라는 착각을 줄 염려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밖에 “한국매국방송공사로 개칭을 요청한다” “KBS가 포르노보다 더 나쁜 영상물인 역사왜곡을 보여줬다” “4.19로 쫓겨난 독재자가 미화되는 현실이 꿈만 같다. 전두환 다큐도 만들어라” 등의 의견이 있었다.


28일 저녁 민족문제연구소 역시 트위터(@minmoonyeon)에서 “세상에 이런 공영방송이 또 있을까 싶다”며 “혹시 어디서 보신 분 있으면 제보 좀 해 달라. 참담한 밤이 3일간이나 계속되겠다”고 참담한 심정을 나타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런 다큐를 만들고도 편성의 자율권 보장 운운할 것이냐고 비판할 것”이라며 “여기에 출연한 교수, 학자, 스태프 이름까지 모두 기록해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탐사보도팀장을 맡은 바 있는 김용진 KBS 기자도 29일 자신의 트위터(@kbsmuckraker)를 통해 “어제 KBS 이승만특집은 난해했다. 저널리즘 관점에서 볼 때 이걸 왜 방송하는지 알 수 없었다”며 “6억 5천을 들였다는데 새로 발굴한 팩트는 ‘나전칠기쟁반’정도다. 일부 물타기가 있었지만 ‘기회주의 극우세력을 향한 헌정방송’ 수준을 벗어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미디어스,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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