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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기념도서관? ‘범죄의 재구성’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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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기념도서관? ‘범죄의 재구성’ 현장이다”


CBS 김중호기자


“일제 시대에 혈서쓰고 만주국 장교가 돼서 항일세력과 싸우고, 독재를 했던 사람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어떻게 교육시킬 수 있겠습니까?”


전화기 너머 들려오는 민족문제연구소 박한용 연구실장의 목소리는 격앙돼 갔다. 박 실장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개관을 ‘범죄의 재구성’이라고 규정했다.


“한국사회에서 우리자식들에게 기념화할 수 없는 내용을 기념한다는 것으로, 이것(기념 도서관)은 ‘범죄의 재구성 현장’이라는 것이죠.”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이라는 명칭에서부터 박정희 대통령의 과(過)는 외면한 일방적인 우상화 목적이 드러나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미 추진 주체 자체가 추모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더구나 올해는 유신 40주년이 됩니다. 박정희 지지자들도 부정하지 않는 유신독재의 망령을 씻어서 미래로 갈 수 있어야지 이런 기념관이 되서는 안된다는 말입니다.”


특히 아이들의 역사관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미래는 역사의 본질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독재를 하고서도 기념받을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친다는 말이지 않습니까?”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카다피도 마찬가지고 많은 독재자들이 산업화를 이야기했다”며 일축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우는 18년 동안 독재를 하신 분이에요. 명분은 근대화를 하기 위해 독재를 하겠다고 했어요. 그럼 앞으로 모두 다 근대화하거나 산업화를 하겠다고 하면 독재를 해도 되겠죠?”


기념도서관 건립 추진이 13년전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공약으로 국민화합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독재와 인권유린은 역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김대중 전 대통령 개인이 용서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역대 가장 좋아하는 대통령을 조사하는 여론조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현상은 “현재 정치에 대한 불만이나 경제적 어려움이 과거의 추억과 결합되면서 나타난 향수와 같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 실장은 “박정희 시대 경제발전의 주체는 시민사회나 노동자들이었고 민주화를 이루어낸 사람도 그분들”이라며 “즉각 이것(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을 폐관시키고 시민사회의 품으로 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현정의 뉴스쇼’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회 측에도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사업회측은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현정 앵커는 “박한용 실장에 대한 반론은 언제든지 환영한다”며 기념사업회 측의 반론을 다시 한번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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