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의 역사관련 사과 발언에 대한 민족문제연구소 논평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같은 발언은 박 후보가 그간 일관되게 “역사에 맡기자”는 입장을 고수해온 점에 비추어 볼 때 진일보한 역사인식을 표명한 것으로 연구소는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유신정권의 한 축으로서 구국여성봉사단 새마음봉사단 등 어용기구의 총재를 맡아 권력을 행사했던 전력에 대해서 언급을 회피함으로써, 자신의 과오에 대해서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 자세를 드러낸 점은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또 민주주의와 인권 등 시대를 넘어서는 보편적 가치에 관한 사안들을 여전히 과거문제로 치부하는 것도 국가지도자의 인식이라기에는 우려스럽기 만하다.
국민대통합에 대한 시각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100% 통합이 가능하겠는가. 혹 유신시대의 국론통일을 염두에 둔 발상이라면 즉시 폐기해야 마땅할 것이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반대여론과 소수의견을 경청하는 태도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간 박 후보와 측근들의 발언들을 지켜보면서 많은 국민들은 퇴행적이고 완고한 역사인식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이제 오늘의 회견 내용이 선거공학에 따른 임시변통이 아닌 진정성 있는 명실상부한 반성임을 증명하려면, 박 후보는 선언적인 사과 표명에 그치지 말고 구체적인 정책제시로 국민 앞에 과거청산을 약속해야 할 것이다.
2012. 9. 24
민족문제연구소
[관련기사]
연합뉴스 : 시민단체 “박근혜 사과 전향적이나 진정성은 부족”
경향신문 : 시민사회·학계 “박근혜 사과 평가할 만” “국면 전환용”
뉴시스 : 박근혜 과거사 사과…보수 “쉽지않은 결정”-진보 “진정성 없다
세계일보 : ‘朴 과거사 사과’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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