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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두둔하는 조선일보 행태 반국가행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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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민·관 공인 친일파 비판을 ‘어르신 욕보인다’? 조선시대일보인가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 | media@mediatoday.co.kr  


“지금 우리 국회에선 31세짜리 의원이 92세의 전쟁 영웅을 ‘민족반역자’라 부르며 모욕을 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전현석 조선일보 기자가 지난 22일 쓴 <92세 6·25영웅을 “민족 반역자”라 비난한 어느 의원>이라는 ‘기자수첩’ 칼럼의 마지막 부분이다. 조선일보는 이 칼럼을 통해 국방부의 백선엽 뮤지컬 제작을 지적한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의 국감 발언을 비이성적으로 문제 삼았다.
 

백선엽의 친일행위를 굳이 일일이 나열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백선엽은 민간연구단체인 민족문제연구소가 제작한 <친일인명사전>뿐 아니라 2004년 여야 의원 대다수의 찬성으로 통과된 ‘일제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의해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도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됐기 때문이다. 

즉 백선엽은 민·관 기관에 의해 친일로 공인된 ‘친일 2관왕’이며 기자뿐 아니라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백선엽의 친일행적을 낱낱이 살펴볼 수 있다. 그런 백선엽에 대해 정부기관이 혈세로 기념사업을 하겠다는 모순에 대해 국회의원이 지적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이런 자명한 사실에는 눈을 감은 채 전현석 기자는 ‘새파랗게 젊은 ×이 90 넘은 어르신을 욕보인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으니 ‘조선일보’인지 ‘조선시대일보’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지난해 방송된 KBS 백선엽 특집 다큐 캡처

 


이번에 문제가 되고 있는 뮤지컬 뿐만 아니라 국방부의 백선엽 미화작업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6·25 60주년인 2010년 국방부는 백선엽을 창군 사상 최초로 명예원수로 추대하려다가 여론의 역풍으로 무산됐고, 2011년에는 백선엽에 대해 예외적으로 서울국립묘지 안장을 약속하기도 했다. 현재 서울국립묘지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사망하는 장군의 경우 예외 없이 대전국립묘지에 안장되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국방부는 백선엽에 대해서 사후 특권도 보장해 준 것이다. 

이쯤되면 국방부가 국방부인지 백선엽기념사업부인지 모를 지경이다. 이런 반역사적인 분위기 속에서 급기야 국방부 뿐 아니라 파주시도 작년에 임진각에 백선엽 동상을 세웠고 공영방송 KBS는 백선엽 미화 다큐를 2부작이나 제작, 방송하기에 이르렀으니 백선엽은 살아생전에 자신의 동상을 세운 이승만과 같은 호사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왜 그토록 백선엽 비호에 적극적인지는 김광진 의원에 질의에 답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다. 

 

[김광진/ 민주통합당 의원]

“이 분 외에도 기려야 할 영웅들이 많다. 이분을 생각하신다면 이렇게 여러 입살에 오르내리는 것이 별로 이분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지 않다. 다시 검토해 달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우리가 최초 군을 창설할 때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과거에 독립군 출신, 일본군 출신, 학도병 출신 여러 출신들을 모아 군을 창설해 국군이 이뤄졌다.”


김 장관 답변의 행간을 들여다보면 이런 것이 아닐까. 











   

▲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


 

‘우리가 최초 군을 창설할 때 기반이 없었기 때문에 과거에 독립군 출신, 일본군 출신, 학도병 출신 여러 출신들을 모아 군을 창설했는데 그중에서도 백선엽, 박정희, 정일권, 이응준, 원용덕 등 만주군과 일본군 출신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후배인 저희들은 백선엽 장군을 비롯한 선배님들의 기념사업을 멈출 수가 없다.’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우리나라의 법통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규군인 한국광복군이 현재 우리나라 군대의 뿌리인 것이 자명한데도 사관학교 교육과정에 독립전쟁사를 제대로 가르치지도 않고 급기야 일제 강점기 적국(일본제국) 장교인 백선엽의 기념사업에 몰두하고 전쟁영웅으로 미화하기 급급한 국방부와 조선일보의 행태는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국가 행위가 아니고 무엇일까.

 

<미디어오늘>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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