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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동·26년 잇는 다큐 ‘백년전쟁’ 한달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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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6일 서울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백년전쟁> 시사회에 앞서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이 관람객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근현대사 다큐 ‘백년전쟁’ 보셨나요? 소리없이 인기몰이
인터넷공개 한달새 193만명 관람
민족문제연, 이승만·박정희 다뤄
누리꾼들 “역사 바로세우기 실감”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의 공과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다큐멘터리 <백년전쟁>이 소리없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선을 전후해 근현대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족문제연구소(소장 임헌영)는 1일 “영상 공개 한달 만에 193만명(지난달 31일 기준)이 <백년전쟁>을 관람했다”고 밝혔다. ‘근현대사 진실찾기 프로젝트’의 하나로 민족문제연구소가 2011년부터 제작 중인 6부작 다큐 <백년전쟁>은 본편 4부와 번외편 2부로 기획됐다. 연구소는 지난해 11월26일 첫 시사회를 열어 이승만 전 대통령의 일제 강점기 행적을 다룬 본편 1부 ‘두 얼굴의 이승만’(52분)과 박정희 전 대통령 시기 경제성장의 이면을 다룬 번외편 1부 ‘프레이저 보고서-누가 한국 경제를 성장시켰는가’(40분)를 처음 공개했다.



이후 개봉관 없이 유튜브나 ‘역사정의실천 시민역사관 누리집’(http://ibuild.tistory.com) 등을 통해 영상을 무료 공개하고 있는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 ‘성**’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기쁘면서 분노가 일었다. 역사 바로 세우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뼛속까지 느끼게 됐다”고 시민역사관 누리집에 감상평을 남겼다. 누리꾼 ‘aws**’도 “부모님, 누님과 같이 보았습니다. (다큐에 담긴 내용을) 처음 알았다고 하시네요”라고 적었다.










다큐 〈백년전쟁〉 포스터.

 영상을 공개한 뒤 힘을 보태는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배우 권해효씨는 원래 여성 피디가 맡았던 ‘두 얼굴의 이승만’편 내레이션을 자청해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을 만들어달라”는 호소글이 누리집에 올라오자 충북 진천의 한 시민은 직접 자막을 만들어 영상 제작을 도왔다.



 다큐멘터리가 인기를 끌면서 민족문제연구소의 신규 회원도 큰 폭으로 늘었다. 지난 12월 한달 동안 새로 가입한 후원회원만 1570여명이다. 이 가운데 대선 이튿날인 20일 이후 가입한 회원이 720명에 이른다. 1991년 문을 연 이 연구소의 기존 회원이 7500명인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 반응이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대선 이후 신규 가입한 회원들의 가입신청서를 보면 ‘선거 결과를 보고 역사 인식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논란의 역사를 누구나 이해하기 편한 방식으로 접근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백년전쟁> 열풍을 풀이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앞으로 해방정국과 이승만 하야를 다룬 2부, 박정희 집권 시기를 다룬 3부, 전두환 정권 시기를 다룬 4부, 번외편인 프레이저 보고서 2부 등을 차례로 제작해 공개할 예정이다. 연구소 쪽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엄밀한 검증이 필요해 영상 공개 시기를 아직 결정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한겨레>20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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