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회원가입의 조건으로 창씨개명을 종용하는 친일 인터넷카페가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다. 창씨개명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시행된 민족말살 정책 중 하나다.
11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회원으로 승인을 얻기 위해 자발적으로 창씨개명을 해야 하는 친일 인터넷 카페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미 한 차례 카페를 폐쇄한 듯 ‘한국공식안티카페2’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 카페에는 모든 회원들의 닉네임이 일본식 이름으로 지어져 있다.
카페에는 “친일인 사람은 창씨개명을 해 주세요. 친일이 아니면 창씨개명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스스로 한국을 싫어한다는 의사는 확실하게 표해야 합니다. 친북(북한)과 친중(중국), 친러(러시아)는 사회주의자가 많아 조센징(조선인)과 동급으로 취급합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한때 인디언식 이름 짓기와 더불어 화제를 모은 일본식 이름 짓기 사이트도 이 글에 덧붙었다.
이 카페는 뚜렷한 친일 성향을 보인다. 운영진 게시판이 ‘총독 말씀’이나 ‘3등 신민에게 알림’으로, 일반 회원 게시판이 ‘일본 찬양’이나 ‘한국 비판’으로 명명된 점은 친일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다수의 글이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찬양인 점도 이 같은 성격을 보여 준다.
여론은 들끓었다. 그동안 우리나라 포털 사이트에 개설된 친일 인터넷카페가 우리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낸 사례는 무수하게 발견됐으나 이번 경우 자발적 창씨개명을 종용한 점에서 더 큰 비난 여론이 불거졌다.
네티즌들은 “역사에 대한 부정을 넘어 굴욕의 역사를 자발적으로 재현한 점은 정도가 심하다”거나 “이런 행동이 넷우익(일본 보수성향 네티즌)의 주장에 힘을 실어 주는 것”이라며 격노했다. 한 네티즌은 “조국을 싫어하고 일본식 이름을 지으라면서 정작 게시글을 한글로 작성했다”고 비꼬아 주목을 끌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철오 기자
<국민일보>2013-2-11
[기사원문보기] “이러니까 일본이 자발적이라고”… 창씨개명 종용 친일 카페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