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공통으로 배우는 국정 교과섭니다.
표지에 나온 해맑은 표정의 아이들 단란한 가족의 모습 참 보기 좋은데요.
그런데 이 사람들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입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 표지에 웬 일본 사람들이 등장했을까요?
황정환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등학교 교실에서 수업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교과서 표지에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이 이국적입니다.
다른 교과서 표지의 활짝 웃는 가족 역시, 짙은 쌍꺼풀과 광대뼈 없는 얼굴이 우리나라 사람과 분명 차이납니다.
모두 일본인이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여환(충남대 회화과 교수) : “남방계 특징을 잘 갖고 있는 대표적인 일본 사람들의 얼굴로 보입니다.”
일본 사람을 표지에 사용한 교과서는 이게 다가 아닙니다.
올해 이 출판사가 낸 초등학교 1~2학년용 국정교과서 8권 가운데 3권의 표지사진 인물이 일본인이고, 다른 한 권도 해외에서 공급된 것으로 국적불명입니다.
문제의 출판사는 5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대표적인 교과서 전문업체, 사진 제공업체 홈페이지에 들어가 ‘일본사람’으로 검색하면 관련 사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도, 출처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조용석(지학사/발행인/콘텐츠본부 실장) : “주제에 맞도록 사진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는 검증을 했는데, 검증 과정이 충분치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 전국의 초등학교 1~2학년 학생 87만 명이 이 책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부도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인터뷰> 이현(교육부 교과서기획과 연구사) : “내용이나 주제에 적합한 사진을 넣었는데 그런 부분들이 당연히 한국 사람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역사교육 강화를 외치면서 한편에선 일본인의 얼굴로 덮인 교과서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황정환입니다.
<KBS>201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