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왜곡과 자료 오류·표절 논란을 빚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가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인의 논문에 실린 지도를 인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도에는 울릉도 옆에 독도의 위치는 표시돼 있지만 독도라는 이름은 삭제되어 있다. 독도는 우리 땅임을 가르치는 부분에서 독도 표기는 없이 일본 측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사용된 지도를 쓴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3일 “교학사 교과서는 독도 문제를 설명하는 부분(355쪽)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선포한 평화선’이란 제목의 사진을 쓰면서 그 출처를 민간단체인 ‘독도본부’라고 표시했다”면서 “하지만 독도본부 홈페이지에는 이 사진의 원출처가 일본인의 논문이라고 나와 있다”고 밝혔다.
독도라는 지명이 삭제된 채 울릉도 옆에 위치만 표시된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 사진.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인 교사 후지이 겐지가 2002년 발표한 논문에서 사용한 사진. 교학사 교과서는 사진 출처를 민간단체 ‘독도본부’라고 밝혔지만 독도본부는 사진의 원출처가 후지이의 논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독도본부는 사진의 원출처를 일본의 고교 교사인 후지이 겐지가 2002년에 쓴 <이승만라인 선포과정에 관한 연구> 논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후지이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연구자로, 다케시마문제연구회 위원을 맡고 있다.
독도본부는 ‘일본의 독도주장을 살핀다’는 항목에서 일본이 근거 없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 지도를 싣고 있다. 그러나 교학사 교과서는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과 한국의 평화선’이라는 글에서 독도 영유권을 뒷받침하는 한국 측 노력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이 지도를 인용했다. 독도본부가 지도를 인용한 목적과는 전혀 다른 맥락에서 사용한 셈이다.
후지이 논문엔 다시 지도의 원출처가 한국 수산의 원로로, 1965년 한일어업협정을 총괄했던 지철근 박사의 1992년 논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 박사의 논문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평화선을 그어 우리의 영유권을 확실히 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울릉도 옆에 있는 독도의 이름도 한자로 표기했다.
그러나 후지이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독도라는 이름을 삭제한 사진을 논문에 인용했고, 이 사진이 교학사 교과서에 실린 것이다.
교학사 교과서가 사진 출처를 독도본부로 표기하면서 이 단체가 사진에서 독도 표기를 삭제한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교학사 교과서는 사진을 인터넷에서 베끼면서, 그것도 독도의 일본 영유권을 주장하는 학자가 독도 표기를 삭제하고 의도적으로 왜곡시킨 사진을 잘못 썼다”면서 “교과서 제작 때 원출처를 확인하고도 독도 표기가 삭제된 사진을 실었다면 더욱 큰 문제”라고 말했다.
<경향신문>2013-10-4
[기사원문보기] ‘독도는 우리땅’ 가르쳐야할 교학사 교과서, 일본 영유권 주장한 일본인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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