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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학살 유족 푸대접, 이승만 정권과 뭐가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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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60년의 어둠 거두어내고 이제 밝은 곳으로 모시겠습니다.”

24일 오후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에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에서 발굴작업이 시작된 가운데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희생자유족회'(회장 강병현) 회원들이 이같이 말했다.

용산고개에는 민간인 희생자 매장지가 두 곳으로, 한국전쟁 전후 이곳에서는 민간인 700명 이상이 희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2009년 ‘한국전쟁 전후 진주형무소 재소자와 진주지역 국민보도연맹 사건’ 관련 희생지 한 곳을 발굴했는데, 유해가 나오지 않았다.

“국가가 저지른 잘못은 국가가 바로잡는 게 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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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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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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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주인이 2009년 발굴했던 곳이 아닌 현재의 장소로 새로 지정해 이번에 발굴작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진주유족회는 이날 오후 명석면사무소에서 개토제를 지낸 뒤, 현장으로 장소를 옮겨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개토제에는 강병현 회장과 심현보 진주시의회 부의장 등이 아헌관, 종헌관 등으로 참여했다. 또 불교의식으로 종교제례가 열렸다.

이번 발굴은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가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을 꾸려 공동으로 하는 작업이다.
진실화해위가 이명박정부 출범 뒤인 2010년 12월 31일로 활동 종료하면서 더 이상의 학살지 발굴작업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관련 민간단체들이 모여 발굴작업을 벌이기로 했고, 그 첫 발굴지가 진주 용산고개다.

공동조사단은 “국가가 저지른 잘못을 국가가 나서서 바로잡는 일은 매우 상식적인 요구이고, 정의를 회복하고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공동체의 화합과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절대적인 명령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아픈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그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국가만의 몫일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상숙 고려대 교수는 ‘진주보도연맹사건과 진주형무소사건’에 대해 “한국전쟁 당시 진주형무소에는 재소자 1000여명이 수용되어 있었고, 진주,사천,하동,의령,합천,산청 등지에서 온 좌익사범들이 많았다”면서 “진주형무소에 구금된 보도연맹원과 재소자들은 1950년 7월 22일부터 CIC와 헌병, 경찰에게 끌려 나갔으며, 26일까지 집중적으로 처형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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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낸 뒤, 현장에서 발굴작업을 벌였다. 사진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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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현 회장은 이날 ‘박근혜정부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저는 한국전쟁과 포악한 이승만정권에 의해 보도연맹원이라는 이유로 아버지를 잃고 진주에서 유복자로 태어난 유족”이라며 “정부가 이제라도 백번 사죄하고 용서를 구해도 시원찮을 판에 아직도 우리 유족들을 푸대접한다는 것은 당시 학살을 자행한 이승만 정권이나 60년이 넘은 지금의 박근혜 정부나 다르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수십년 해원하지 못하고 캄캄한 언 땅에서 누워 있을 원혼들을 생각하면 도저히 잠을 청할 수가 없다”며 “더이상 우리 유족들이 피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이제라도 정부가 나서서 무엇보다 우선 유해발굴과 안장시설을 조성하여 주시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용산고개 매장 추정지 발굴작업은 박선주 충북대 명예교수가 발굴단장을 맡아 진행한다. 발굴작업은 3월 2일까지 진행되며, 공동조사단은 오는 5월 진주와 서울에서 발굴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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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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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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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 명석면사무소 강당에서 개토제를 지냈다. 사진은 종교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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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에 있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의 한 곳으로, 현장에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한국전쟁유족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민주화운동정신계승국민연대, 4.9통일평화재단, 포럼진실과정의는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 발굴에 앞서 24일 오후부터 이곳에서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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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진주시 명석면 용산리 용산고개에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지로 추정되는 현장이 두 곳인데, 사진은 아래에 있는 곳으로 한국전쟁유족회 등 단체들은 24일부터 발굴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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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전후 진주민간인희생자유족회는 경남대에 소장하고 있던 마산 진전면 여양리 발굴 유해를 지난 19일 진주시 명석면 용산고개에 컨테이너를 마련해 옮겨 임시 안치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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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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