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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정권의 ‘울릉도 간첩 조작 사건’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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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민청학련·인혁당 사건’ 이전에 ‘울릉도 간첩단 사건’이 있었다. 1974년 서슬 퍼런 시절, 중앙정보부가 울릉도에서 북한을 왕래하며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47명을 검거한 사건이다.

 

중앙정보부는 울릉도 섬 주민 등 47명을 지하 밀실에 강제 구금한 후, 온갖 고문을 자행해 ‘간첩’, 혹은 ‘간첩과 내통’했다는 허위 사실을 자백받고 재판에 넘겼다. 그 중 세 명은 사형이 집행됐다. 사법살인이었다. 그러나 같은 해 발생한 민청학련-인혁당 사건과는 달리, 큰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역사 속에 묻히고 말았다. 

 

사건 발생 40년이 흐른 뒤 지난 1월과 2월, 법원은 재심을 신청한 울릉도 사건 관련자 18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 사건이 연극 무대에 올라간다. 임진택(예술감독)과 김수진(연출)이 만난 서사치유연극 <상처꽃-울릉도1974>는 오는 4월 3일부터 5월 31일까지 대학로 눈빛극장에서 공연된다.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숨,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등이 후원한다. 김근태기념치유센터 ‘숨’은 2010년부터 울릉도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국가 폭력 트라우마 치유’ 지원을 해왔다. 

 

오는 15일에는 ‘울릉도 간첩단 조작사건’ 40주년 기념행사가 오후 3시부터 인권의학연구소 대강당(성가소비녀회 성재덕관)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상처꽃> 시연회가 열린다. 

 

울릉도사건은 사건 이후 주목은 커녕, 한번도 세상에 나오지 못한 이야기이다. 간첩보다 간첩 잡는 사람들이 더 무서웠던 시간들. 우리가 침묵하고 외면하는 동안 그들은 벌써 사형이 집행되었거나 오랜 세월 영혼이 파괴되는 아픔을 딛고 생존해 있었다. 

 

극단 길라잡이는 “서사치유연극 <상처꽃>은 독재정권 하에서 ‘국가폭력’에 짓밟혀 상처받았으면서도 여지껏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사과의 연극이자, 함께 살아왔고 함께 살아나갈 사람들에게 보내는 꽃다발 같은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무대에는 까메오도 등장한다. 고문 조작 사건 피해자이기도 했던 김근태 전 장관의 부인 민주당 인재근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문성근 전 민주당 대표직무대행, 함세웅 신부 등의 깜짝 출연도 기대해 볼만 하다.

 

 

<프레시안> 2014-03-10

 기사원문: 박정희 정권의 ‘울릉도 간첩 조작 사건’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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