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의실천연대, 전국 교육감 후보 72명 대상 정책질의서 결과 발표
전국 각 분야 465개 단체로 구성된 ‘친일·독재미화와교과서개악을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아래 역사연대)’가 지난 29일 교육감 후보들에게 보낸 역사교육과 관련한 정책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분석해 발표했다.
분석 결과, 보수적인 성향의 일부 후보들은 교학사 교과서 검정 통과에는 문제가 없으며, 한국사교과서 발행이 국정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진보성향의 교육감 후보들은 대체로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와 관련해 검정제에서 나아가 검인정제와 자유발행제로 전환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또 역사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한 정책으로 지역 특수 상황을 반영하는 현장 중심적인 교육안을 제시했다.
교학사 교과서 채택률 0.1%였는데, 보수 교육감 후보들 “문제없다“?
역사연대는 지난 5월 21일 교육감 후보 등록을 마친 전국 총 72명의 후보들에게 ▲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통과 논란 ▲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방안 논란 ▲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방안 ▲ 역사교육 정상화 정책 방안 등 역사교육과 관련한 4가지 항목에 대한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 지난해 교학사 교과서 검정통과 논란으로 역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도 단 31명의 후보만이 답변을 했다(자세한 내용은 첨부파일 참고).
서울교육감 후보 중에서 고승덕·문용린·이상면 후보는 응답하지 않았고, 조희연 후보만이 답변을 보내왔다. 경기 지역에서는 김광래·이재정·정종희 후보가 답했으며, 가장 많은 7명의 후보자가 나온 부산에서는 김석준, 신현철, 최부야 후보가 답변했다.
응답한 후보들 중 77%가 교학사교과서 검정통과가 “문제가 많다“고 판단했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수많은 오류와 친일독재를 옹호하는 관점을 지니고 있는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한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응답한 후보 중 경북교육감 이영우 후보, 부산교육감의 신현철·최부야 후보, 울산교육감 김복만 후보는 교학사교과서 검정 통과가 ‘문제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영우 후보는 “교학사 교과서가 국가의 공인된 검정 기구를 통과하였다“는 이유를 들었다. 김복만 후보는 “대다수 국민이 별문제 없다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일부 수정이 되었지만 근본적으로 친일 반민주 교과서로 간주할 결정적 과실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신현철 후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부성고 교장 출신답게 “논쟁이 되는 문구 등을 수정 보완하여 근대사에 대한 공정한 사실에 기초한 역사교과서“라고 교학사교과서 검정통과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한국사 교과서의 발행 체제와 관련해 편수기능을 대폭 강화하거나, 국정화 방안을 검토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한 후보 31명 중 14명은 “현재의 검정제를 유지하되, 검정 절차를 철저히 지키면 된다“고 답변했다. 기타 의견으로 이재정 경기교육감후보는 검인정 제도로 나아가자는 입장, 서울 조희연 후보·경남 박종훈 후보·세종 최교진 후보는 현재의 검정제를 유지하되, 궁극적으로는 자유 발행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보적인 성향의 후보들이 대체로 검정제에서 더 나아가 검인정제와 자유발행제로 전환하자는 입장을 보였으며, 강원도 김인희 후보도 자유발행제를 지지한다고 답변했다. 반면, 교학사 교과서 검정 통과에 문제가 없다고 답변한 부산 신현철·최부야, 울산 김복만 후보는 한국사교과서 발행이 국정제로 가야한다고 말해 차이를 보였다.
역사교육의 중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에 대한 질의에서는 응답자들 대부분이 국가권력이 역사교육에 개입하지 않고 학계, 교육계, 시민사회, 교사, 학생 등이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방법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구조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경기도 김광래 후보와 부산 신현철 후보는 국정교과서를 통해서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고, 울산의 김복만 후보는 수업자(교사)의 정당가입 및 정치 활동 원칙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답했다.
역사 교육 강화 방안 질문에 후보자들 “지역 역사 교육 강화“
마지막으로 교육감이 되어 역사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펼치려는 정책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 장휘국 광주교육감 후보, 최한성 대전교육감 후보, 김석준 부산교육감 후보, 정찬모 울산 교육감 후보, 이청연 인천교육감 후보, 김승환 전북 교육감 후보, 이석문 제주교육감 후보 등은 친일·독재교과서가 학교현장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역사교육 정상화 방안으로 보았다. 한숭동 대전교육감 후보는 정부의 교과서 국정체제 전환 검토를 중단시키는 안을 제시했다.
일부 후보들은 지역 역사 교육 강화 등에 대한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재정 경기교육감 후보는 검정제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경기도교육청인정 교과서 발행을, 조희연 서울교육감 후보는 민주시민교육 강화를 위한 동아시아 평화교과서 편찬을, 전남 장만채 후보는 전남지역역사찾기 운동을, 제주 이석문 후보는 제주4·3특별법 제정 취지에 부합하는 교재 등을 교육자료로 배포하겠다는 정책을 내놨다.
역사정의실천연대는 “지난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사태와 최근 세월호 침몰 사건을 겪으며, 국가와 체제를 강요하는 역사교육이 아닌 민주적인 사회의 시민, 가치로운 개개인을 길러내는 역사교육을 실현할 수 있는 교육감 탄생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며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당부했다.?
오마이뉴스<2014.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