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왜곡된 역사관으로 거센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역시 편향된 역사 인식으로 물의를 빚은 뉴라이트 출신 박효종 서울대 명예교수가 방송통신심의위원장에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3기 방통심의위는 17일 오후 3시 위촉 후 첫 전체회의를 열어 박효종 위원을 위원장을 선임하고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에 김성묵 위원과 장낙인 위원을 각각 선출했다. 박효종 위원장은 한 달 전 대통령 추천 몫의 위원장 내정자로 거론될 때부터 언론·시민단체와 역사학자들로부터 ‘부적격 인사’라는 비판을 받았으나, 박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캠프 출신으로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미화하는 등 뉴라이트 역사관으로 논란을 빚은 박효종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방송회관에서 박 신임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언론노조 및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으며 취임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박효종 위원장은 친일·독재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계열의 대표적인 학자다. 5·16 쿠데타를 혁명으로 평가하고, 식민지근대화론을 주장하는 학자들과 함께 친일사관에 입각한 역사교과서 발간을 주도하기도 했다. 그의 왜곡된 역사관은 “문창극보다 더 하면 더 했지, 결코 덜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그의 정치이력이다. 박 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경선캠프 정치발전위원, 대선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 인수위 정무분과위 간사 등을 지냈다. 대선 캠프 출신 인사의 방통심의위원장 임명은 이명박 정권 때도 없던 일이다.
이 때문에 박 위원장은 취임식을 갖기도 전부터 거센 퇴진 여론에 직면했다. 전국언론노조, 언론개혁시민연대, 방송심의제도개선TFT 등은 이날 오후 4시 방송회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심위의 문창극, 박효종은 물러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윤두현과 문창극, 그리고 박효종. 이들을 통해 청와대가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언론계를 향한 협박이자, 노골적인 언론장악 선언”이라고 규정하며 “박효종 임명 강행을 박근혜 정권 몰락의 출발점으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5시부터 열린 3기 방통심의위원 취임식장 앞에서 박 위원장 임명 철회를 촉구하며 거센 항의 시위를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이날 논평을 통해 “현 정권의 언론통제에 대한 명확한 해명과 대책조차 내놓지 못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오히려 방송전문성도 없고,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사들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임명하는 것은 제2의 ‘문창극 밀어붙이기’로 국민과 싸우겠다는 오만한 자세”라고 비판하며 “자격미달, 문제인사인 박효종 위원장과 함귀용 위원의 방통심의위원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방송통신분야에 대한 통제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3기 방통심의위는 박효종 위원장 외에 공안검사 출신 함귀용 변호사, 윤석민 서울대 교수(이상 대통령 추천), 김성묵 전 KBS 부사장, 장낙인 2기 방통심의위원, 고대석 전 대전MBC 사장(이상 국회의장 추천), 박신서 전 MBC 편성국장, 하남신 전 SBS 논설위원실장, 윤훈열 전 청와대 행사기획비서관(이상 국회 미방위 추천) 등 9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장낙인·박신서·윤훈열 위원 등 3명이 야당 계열이며 나머지 6명은 정부여당 쪽 인사다.
한국기자협회 <2014-06-18>
☞ 기사원문: 뉴라이트 박효종, 결국 방심위원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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