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제연구소
최근 완간…기념행사 열려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우리 후손에게 과거 역사가 사실대로 알려졌으면 좋겠다. 이런 나의 소망을 받은
책을 써 달라.”
역사문제연구소(역문연)가 2007년부터
내놓은 대중 역사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역사비평사)가 얼마 전 10권으로 완간됐다. 한국
근현대사 학계의 전문가로 꼽히는 필자들이 이승만의 제1공화국부터 박정희 개발독재, 독립운동사, 북한 역사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의 다양한 영역을 두루
다룬 기획물이다.
이 시리즈는 2004년 12월 김남흥이라는 한 독지가가 역문연을 찾아 역사서 출간에
대한 자신의 뜻을 밝히고 기획·출판비용 일체를 조건 없이 후원하기로 약속하면서 탄생했다.
2007년 10월 ‘이승만과 제1공화국‘(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을 시작으로 ‘박정희와 개발독재시대‘(조희연 전 성공회대 교수·서울시교육감), ‘전두환과 80년대
민주화운동‘(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일제 침략과 대한제국의
종말‘(서영희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한국독립운동사‘(박찬승 한양대 교수), ‘일제강점기 사회와 문화‘(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북한의 역사 1 – 건국과 인민민주주의의 경험 1945~1960′(김성보 연세대
교수), ‘북한의 역사 2 – 주체사상과 유일체제 1960~1994′(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문답으로 읽는 20세기 한국경제사‘(정태헌 고려대 교수)를 거쳐 마지막 권인 ‘주제와 쟁점으로 읽는 20세기 한일관계사‘(정재정 서울시립대 교수)에 이르기까지 학계의 쟁쟁한 필자들이 참여했다.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열린 완간 기념행사에는 1986년 역문연 창립 당시 초대 이사장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 등
역대 역문연 주요 인사와 시리즈 필자 등이 참석해 완간을 자축하고 후원자 김씨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박원순 시장은
축사에서 “역문연처럼 중요한 곳에 발을 디디고 회원이 된다는 것만으로도 중요한데 이처럼 큰
작업이 가능하도록 뒤에서 후원했다는 것은 아무리 상찬해도 지나치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역문연 이사장인
서중석 교수는 “김남흥 선생을 처음 뵀을 때 정말 소탈하시면서도 ‘절대 내 이름이 나가선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당부하셨다“며 “선생님 칠순 때 완간 기념식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감사를 나타냈다.
김남흥 씨는 “나는 월급쟁이로 죽 살던 사람이고 대한민국의 아주 평범한 시민 중 한 사람“이라며 “제가
64세 때 돌아보니 사회를 위해 너무 한 게 없어 후손을 위해 조그만 일이라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칭찬받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살아온 세대가 너무 잘못 배운 시대를 산 탓에 저 같은 사람이 이런 일을 했다고 하면 아주 친한
친구를 빼고는 ‘이상한 놈이네‘라고 할까 봐 걱정도 했다“며 “어려운 가운데 집필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역문연은 시리즈
완간에 맞춰 국내외 여러 국가에 있는 한국학교와 단체에 책을 무상으로 기증할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재일 조선학교 지원단체 ‘몽당연필‘ 대표인 배우 권해효 씨에게
시리즈를 기증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2014-07-22>
연합뉴스
☞기사원문: <한 독지가로부터 탄생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