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학생 반대로 서울캠퍼스 설립 무산되자 글로벌캠퍼스에 기습 추진 ‘꼼수’
[한국대학신문 송보배 기자]한국외대(총장 김인철)가 학교 설립자 김흥배 박사의 동상을 1일 세웠다.
지난 4월 개교 60주년 기념행사 일환으로 서울캠퍼스에 추진했다가 학생 반대로 무산되자, 글로벌캠퍼스에 기습적으로 추진한 것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29일 글로벌캠퍼스 중앙운영위원회 측은 명수대 인근 언덕에서 동상 터를 발견하고, 30일 학교 측과 만나 재학생 1000여 명의 ‘동상 설립 반대서명‘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학교 측은 ‘동상문제에 관해서는 재단에서 총괄하고 있어 내용을 전달할 뿐이었고, 근래에는 학교 측에도 전달사항 없이 독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총학 측은 전했다. 학생은 물론, 학교 본부 측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은 재단의 독단적인 추진이라는 것이다.
여기 앞서 지난 4월에도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측에서 2000여 명의 학생들의 동상 반대 서명을 총동문회, 이사회, 학교 본부 등에 전달한 바 있다.
1954년 한국외대를 설립한 김흥배 박사는 1938년 서울시 마포구에 군납물품 노다(野田) 피복공장을 세우고,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 전쟁지원단체에 몸담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49년 반민특위에 의해 연행됐으나 반민특위가 해제되면서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았고, 2008년 친일인명사전 제작 당시에는 ‘수록 예정자’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목록에서는 빠졌다.
김범 총학생회장은 “친일행적이 있는 사람의 동상을 세운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또한 상징물인 동상을 세우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2014-08-01> 한국대학신문
☞ 기사원문: ‘친일논란’ 한국외대 설립자, 글로벌 캠퍼스에 동상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