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광복절 관련 소식 몇 가지 더 전해드리겠습니다. 설립자의 동상 설치 문제가 논란이 되는 대학이 적지 않습니다. 대학 설립자라도 친일 경력이 있으면 동상을 세울 수 없다는 학생들의 반발 때문입니다.
박아름 기자가 취재해봤습니다.
<기자>
한국외대 용인 글로벌캠퍼스 교정에 세워진 설립자 김흥배 박사의 동상입니다.
개교 60주년을 맞아 넉 달 진통 끝에 지난 1일 기습적으로 설치됐습니다.
친일 행적을 문제 삼은 학생들의 반대 때문입니다.
학생회는 군복 공장을 운영하고 전쟁지원단체에 가담했던 설립자의 친일 행적을 근거로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김 범/한국외국어대학교 총학생회장 : 친일 잔재는 전혀 언급도 없이 이 동상을 세운다는 것. 그리고 이 동상이 대한민국 고등교육기관에 들어와서 친일 행적을 어떻게 보면 기릴 수 있는…]
재단은 친일 행적 논란보다 대학을 세운 업적이 더 크다는 입장입니다.
[학교 재단 관계자 : 돈을 벌어서 본인이 다른 목적으로 쓴 게 아니라 전 재산을 여기에 투자해서 학교를 세웠기 때문에…]
대학마다 학교설립에 공이 있는 인물을 동상으로 만들어 기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뒤늦게 친일 행각이 드러나면서 갈등을 겪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해 이화여대에서는 김활란 초대 총장 동상 철거 운동이 벌어졌습니다.
학도병 모집을 지원한 반민족 친일 행적 때문입니다.
고려대 김성수, 연세대 백낙준, 서울대 현제명, 모두 친일파로 공인됐습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 동상 설립 당시에는 그 인물들에 대한 친일 행적 밝혀지지 않았던 측면이 있다고 한다면 요즘에 와서는 그 인물에 대한 친일 행적이 만천하에 드러났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이 더욱더 교육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상을 세우자, 철거하자, 논쟁 속에 친일 행적을 적은 안내판을 함께 설치하자는 절충안이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하 륭, 영상편집 : 박진훈)
박아름 기자arm@sbs.co.kr
<2014-08-15> SBS
☞기사원문: “대학 설립 업적 크다” vs “그래도 친일파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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