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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술국치 104주년…잊혀져가는 치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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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04년 전 오늘(29)은 일본이 우리 국권을 침탈한 경술국치일입니다. 광복절과 달리, 달력에 표시조차 안 돼 있습니다. 관련된 유적은 방치돼 있습니다. 물론 수치스러운 역사이지만, 다시는 그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이 날을 오히려 더 기억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뉴스 인 뉴스, 박아름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남산에 자리한 이곳은 104년 전 내각총리대신 이완용과 일본 통감 데라우치가 조약을 맺은 곳입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에 주권을 빼앗긴 경술국치의 현장인데, 지금은 아무 건물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흔적이 유일하게 하나 남아 있다고 하는데, 어떤 상태인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사람들이 쉬어가는 디딤돌로 보이는데, 알고 보면 경술국치 당시 이곳에 세워져 있던 일본 공사의 동상 기반석입니다. 보시다시피 아무런 표지판도 없고 설명도 없어서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순우/민족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하야시라는 사람이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일본 공사로 근무했던 사람이거든요. 을사늑약 당시에 조약 당사자라는 의미도 있고요.]

건물터에는 경술국치 100주년을 맞아 지난 2010년 민간단체가 세운 비석만 하나 놓여 있습니다. 정부나 시 차원의 관리가 전혀 안 되니, 역사적 장소라는 걸 알기 어렵습니다.

[김인영/전북 전주: 그냥 쉬는 공간 아니에요? (역사적 배경이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나요?) 여기가요? 아뇨, 모르겠는데요.]

광복과 달리국치에 대한 역사는 거의 잊혔습니다.
민간연구소에서 식민 시대 유물이나 친일 행적 자료를 모으고 있지만 전시할 공간은 없습니다.

중국은 일제 침략을 받았던 7 7일을 대대적으로 기립니다. 올해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해 일본의 과거사 역주행을 비판했습니다. 심지어 침략자였던 일본조차 8 6일 원폭 투하일에 기념식을 엽니다.

경술국치일인 오늘, 우리 정부는 아무런 행사도 열지 않았습니다.

[윤경로/한성대학교 역사문화학부 명예교수: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듯이, 자랑스러운 역사만 역사가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기억함으로 인해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치욕의 역사도 분명 역사입니다. 기억하기 싫어도 잊지는 말아야, 치욕적인 역사를 반복하지 않는다고 역사학자들은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최은진)

<2014-08-27> SBS 뉴스

기사원문: 경술국치 104주년…잊혀져가는 치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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