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새노조 “방송의 기본 무너뜨리는 발언”… 보수적 역사관도 논란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의 KBS 이사장 취임 후 KBS 내부에 ‘통제·외압’의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이사장 스스로도 KBS 프로그램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예고했다. 정치적으로는 보수 성향이 강하고,
이승만·박정희 정부를 미화해 온 뉴라이트 사관의 중심에 선 인물이어서 KBS 임직원들의 술렁임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지난 17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보도의 공정성, 편성의 독립성이라는
것은 한두 사람이 독주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이사들은
공공성에 최종적인 책임이 있으므로 결과물에 대해서는 살펴보고 잘못된 부분은 토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의 독립성·공공성 확립을 위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사회의 논평·비평을 해선 안된다는 야당 추천 이사들의 요구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KBS 새노조 관계자는 “이사회의 권한과 기능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방송의 기본마저 무너뜨리는 발언”이라며 “만약 이 이사장이
선언해버린 대로 이사회가 움직인다면 방송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법에 따라 KBS 이사회는 그간 예산·자금계획, 결산 등 주로 경영에 개입해 왔으나, 보도나 프로그램에 개입할 여지를 열어놓았다는 것이다.
야권 이사들의 지지까지 받아 임명된 조대현 사장이 초기에
독립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는 내부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구성원들과 이사회가 갈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 이사장의 정치적 입장도 꽤 강경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KBS의 한 간부는 “이사장이 ‘내가 이 나이에 누구 말 들을 사람이냐. 정권이 시킨다고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며 “문제는
본인 스스로의 입장이 매우 강경해 분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방송에 적극 개입하겠다고 선언한 이상, 그의 보수적인 사관 등이 개입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임시이사회에서 “70·80년대에 대학을
다니며 심하게 편향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운동권 교육을 받은 일부 정치인들이나 교수, 교사들, 일부 언론인의 역사인식이 제 인식과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KBS 관계자는 “시작부터 이 이사장의 강경해진 움직임을 보니
청와대가 왜 그를 선택했는지 짐작이 되고 구성원들의 걱정과 불만도 많아지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4-09-18>
경향신문
☞ 기사원문: 이인호 KBS 이사장 “방송
적극 개입”… ‘통제·외압’
먹구름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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