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2018년부터 적용되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 발표
ㆍ교육단체들 “수능체제 개편없이 졸속 진행”
교육부가 올해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8년부터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 배우는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교과서 국정화는 한국만 거꾸로 가는 정책이며, 다른 과목을 앞세워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24일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의 주요 사항으로 국어·수학·영어·사회 등 4개 과목은 8단위(1단위는 주당 1시간), 과학은
통합과학 8단위와 과학탐구실험 2단위 등 10단위, 한국사는 별도의 6단위를
편성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초·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SW) 교과를 필수로 이수하고, 초등학교 1~2학년의 수업시수를 1시간 늘려 별도의 안전 교과를 운영키로 했다. 초·중·고교별 적정 한자
수를 명시해주고 교과서의 한자 병기를 확대하는 한자교육 활성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2018년도부터 고교 통합사회·통합과학이 공통과목으로 신설된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2015 문·이과 통합형 교육과정’ 총론 주요 사항이 발표된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한
점원이 고등학교 과학교과서를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제윤 교육부 창의인재정책관은 24일 “신설 통합사회·통합과학
과목은 국정교과서로 출발해 검정교과서로 가는 방안과 처음부터 검정교과서로 가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론회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2일 교육부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신설 과목인 만큼 국정교과서로 발행한 뒤 다음 교육과정부터 검정으로 가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은 우선 국정으로 발행하는 방안 한 가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추진의 배경으로 통합교과 신설로 생길
수 있는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9 교육과정’에 따라 도입된 고1 융합과학, 동아시아사
등은 검인정으로 발행된 전례가 있어 이유가 군색하다. 외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위한 군불때기”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교육부가 수능필수인 공통사회와 공통과학을 먼저 국정화해 수능필수 과목은 모두 국정화한다는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공통사회와 공통과학 국정화는 정권 입맛대로 국가교육과정을 바꾸겠다는 유신회귀적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국정교과서 추진 문제가 논란이 되자, 교육부는 “연구진의 의견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일 뿐 통합사회·통합과학의 국정 발행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이틀 만에 말을 바꿨다.
교육단체들은 진보·보수
성향을 떠나 수능체제 개편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교육과정 개편에 우려를 나타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잦은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현장 피로감이 존재하고 있다. 타임스케줄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진영효 전교조 참교육실장은 “2011년 교육과정이 적용된 지 2년차밖에 안된 현시점에 이전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도, 가르칠 교사와 내용에 대한 준비도 아무것도 없다”며 “공청회에서 여러 교사들이 말했지만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수능체제 내용은
2017년 하반기에 발표하겠다는 교육부에 대해서는 “학원들의 불안마케팅으로 사회·과학 사교육이 매우 늘어날 수 있다”(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부소장), “시차를 두면 사교육보다 공교육이 늦게 반응해 사교육 수요가 늘 가능성이 있다”(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부정적 전망이 이어졌다.
<2014-09-24>
경향신문
☞기사원문: 통합사회·과학 국정 교과서 검토 논란… “한국사
국정화 희석용
※ 관련기사
☞한겨레: “창의적 인재 목표라면서 획일화된 국정교과서 내리꽂나”
☞한국일보: 한국사 이어… 통합사회 교과서도 국정화 추진 논란
☞오마이뉴스: 교육부, 통합사회·통합과학 교과서도 국정으로?
☞한겨레: [사설] 시대착오적인 통합교과서 국정화 움직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