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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미가요 트는 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인정하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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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바로 듣기]




▷ 한수진/사회자:
방송 중에 기미가요가 웬 말이냐.. 엊그제 한 종편방송이 토크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를 내보내서 논란이 되고 있죠. 자, 일제강점기에 우리민족의 민족성을 말살하기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양심 있는 일본인들 중에도 기미가요의 내용에 문제가 많다고 해서 국가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다, 이런 이야기도 들리고 있는데요.


종편 방송이 무심코 틀었던 이 기미가요,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우선 교수님께서 생각하시기에 기미가요라는 노래가 방송전파를 탄 게 어떤 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세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기미가요가 침략전쟁의 상징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이 기미가요가 일본 국가로 이미 공식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침략전쟁의 상징을 우리가 그 인정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이게 이제 문제가 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한마디로, 말도 안 된다 하는 말씀이시고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네.


▷ 한수진/사회자:
하나하나 좀 여쭙겠습니다. 기미가요가 일본 국가인 것은 맞는 거죠?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노래라는 의미의 가요라는 말이 들어가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래서 기미라는 노래, 그런 뜻이 아니고 이게 이제 일본어기 때문에 이제 ‘천황이’ 할 때 ‘기미가’까지가 그렇거든요. 가는 설명하는 거니까, 그 다음에 요는 대대로 그런 뜻이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일본 천황이 지금까지 대대로 앞으로 영원토록 이어 내려오는 그러한 국가다, 라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바로 ‘기미가요’죠.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그러면 노래 가사도 그런 내용이겠네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렇죠. 그러니까 천황이 대대로 천 대나 팔천 대나 그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서 이끼가 낄 때까지, 라고 하는 내용의 가사예요. 그러니까 일본의 천황이 처음부터 국가를 열고 난 뒤로부터 지금까지 무려 한 2,670년 동안 천황이 대대로 내려와서 국가를 말하자면 통치하고 있다, 라고 하는 내용이죠.

천 대나 팔천 대나 이어져오고 조약돌이 나중에 바위가 되잖아요. 오랜 기간 동안에 가야 바위가 되고 또, 그 바위에 미세한 이끼가 끼기가 쉽지가 않은데, 오랜 시간이 가야 이끼가 낀단 말이에요. 그럴 때까지 계속해서 천황이 영원무궁하게 내려온다, 그런 가사에요.

▷ 한수진/사회자:
예, 그렇군요. 뭐 일본 왕, 영원한 치세, 만수무강 이런 것을 기원하는 내용인 것 같은데, 그런데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일본 국가가 된 건가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원래 이제 이 가사 내용은 일본의 고대의 그런 문집에 나오는 단가인데, 이것을 1880년, 1880년은 우리나라의 근대시기였죠. 그런데 그때 곡을 ‘국가’로 취급해요. 일본이 그걸 1880년에 나라 노래로 취급을 한단 말이에요. 이때에는 제정을 한 것은 아니에요. 국가가 공식적으로 정한 건 아닌데, 국가로 인정을 하고 모든 행사에서 이것을 이제 하고 있다가 이게 바로 2차 대전과 더불어서, 특히 이제 식민지나 또는 우리 한국을 비롯해서 그런 동아시아 태평양 일대에 침략을 하면서 일본이 이것을 상징적으로 써왔기 때문에 1945년에 금지시켰어요.


▷ 한수진/사회자:
예, 패전하면서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러다가 이게 1989년에 국기를 제정하면서 노래, 국가를 지도할 수 있도록 해놓고 1999년, 최근이죠. 그것을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공식 국가로 이것을 인정했어요.


▷ 한수진/사회자:
공식화 된 건 얼마 되지 않았네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리고 일본에서는 이미 1999년부터 공식 국가로 인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종 그 행사에서 이걸 써야 되는 거죠. 만일 그걸 거부하면 국가를 거부하는 꼴이 되기 때문에 왕왕 이제 여기서부터 이제 논쟁이 생기게 되는 거죠.

국회 내에서 경례했는데 안 했다든가 국가를 불러야 되는데 안 일어선다든가, 안 부른다든가 하면 그 사람을 법률로 제소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놓은 거예요.

그러다가 이제는 일반화 시켜서 입학 시기나 졸업 시기나 각종 행사마다 이제는 학교에서도 이걸 공식적으로 가르치고 있죠.

▷ 한수진/사회자:
예, 근데 또 일부 학교 선생님들이 기미가요를 거부해서 집단으로 해고당하기도 했잖아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게 바로 이제 1999년에 일본 국가가 국기 및 국가에 관한 그 법률을 제정했기 때문인데요. 반대하는 입장이 되게 되니까 이제 거기서부터 부딪히는 거죠. 지금도 이것을 인정을 않는 일본 시민들도 많고, 지식인이나 교사, 또는 교계에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래서 지금 굉장히 긴장관계에 있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 일본 내에서도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렇게 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거죠.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그런 것도 너무 많죠.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지금 말씀 들어보면 이 욱일승천기라고 부르는 전범기와 이 기미가요가 사실 침략의 상징이었잖아요. 일제 침략전쟁의 상징이었고요. 특히 우리에게는 역사적으로 이 기미가요라는 게 참 아프게 얽혀있지 않습니까. 강점기 때 강제로 이 기미가요를 부르도록 했잖아요.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예, 1910년 되기 전 조선통감부 시대에, 그 때부터 한국의 노래가 민족의 독립을 찬양하는 노래로 여겨졌어요. 자기들의 통치에 반대되는 그 상징이 바로 한국의 독립가요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일본 천황이 대대로 통치하면서 첫 번째로 한 게 바로 한국의 독립가요를 제거하고 대신 일본의 의식가요를 학교에서 가르치도록 지시를 했죠. 교과서에 곡이 나오고, 그 첫 번째 곡이 바로 기미가요였어요.

그 때부터 학교, 사회, 모든 부분에서 일본 국교와 더불어 일본 국가를 부를 수 있도록 강요하고, 강제화 시켰던 거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 통치의 침략적인 성격에 지배당하고 기미가요는 한국인들의 삶을 유린한 곡이 돼 버린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학교에서 매일 부르게 강요하고 신사참배 할 때도 부르게 하고 뭐 그랬다는 것 아니에요. 그러니까 지금 보면 과거사 관련해서 일본이 전혀 반성하거나 사과하는 모습도 없는 상황에 이런 과거 제국주의 잔재가 밴 노래를 그대로 또 일본이 고수하고 있고, 그러니까 이것을 우리 국민이나 여타 또 동남아 국가들이 기미가요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것, 이걸 두고 비난할 수는 없는 거죠.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일본이 침략한 만주, 중국, 동남아시아, 태평양 이 곳들에 일본은 일본의 국가와 언어를 강제화 시켰던 거죠. 일본은 침략전쟁에서 욱일승천기와 일본 국가를 승리의 상징으로 했는데 이제 이것을 강제화 시킨 거죠.

그래서 일본에서는 우리가 일본의 상징, 하면 바로 이 일본 국기인 히노마루하고 노래인 기미가요, 숭배하고 있는 야스쿠니신사, 그리고 지금 천황 폐하, 자위대. 이 다섯 가지가 일본의 상징이 돼버린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어쨌든 지금 스포츠 행사나 공식 행사 같은 데서는 우리나라에서 열릴 때도 이 기미가요를 틀 수 밖에는 없는 상황인데, 그런데 이번에 문제가 되었던 것처럼 우리가 만드는 방송 같은 데서 이 기미가요를 트는 거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거죠?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우리나라 국가도 그렇고, 중국의 국가도 그렇고 비정치적인 성격인 부분에서는 이미 국제가 공인을 한 것이죠. 그러니까 스포츠 행사에서는
일본 국가를 트는 건 괜찮겠죠.

그런데 이번과 같은 경우, 침략 전쟁의 상징인 이 노래를 트는 건 그 의미를 인정하는 거나 다름 없죠.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하는 걸 우리가 인정하는 꼴과 같은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일본에서 프로야구 최종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보면 이대호 선수가 기미가요가 울려 펴지는 일본식 국민의례 자리에 함께하지 않았던 것은 참 지혜로운 대처였던 것 같습니다.


▶ 노동은 교수 / 중앙대학교:
굉장히 쉽지 않았을 거예요.

▷ 한수진/사회자: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도록 하겠습니다. 중앙대학교 노동은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2014-10-29> 한수진의 SBS 전망대

☞기사원문: “기미가요 트는 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인정하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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