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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민영은의 청주 땅 4년6개월만에 ‘시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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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 민영은 후손들의 토지 소송에 대한 청주시민대책위’가 청주 상당사거리에 설치한 민영은 땅찾기 소송 승소 기념 동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친일파’ 민영은이 친일행위의 대가로 챙겼던 청주 도심의 ‘알짜’ 땅이 곧 시민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온다.


법무부가 민영은의 후손 5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 확인 소송이 연내 마무리되면 문제의 땅은 최종 국가 소유가 된다.


후손들이 소유권을 주장하며 청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4년 반만이다.


민영은은 1905년 6월 충주농공은행 설립 위원으로 활동했고, 1913년 5월부터 6년간 충북 지방토지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내는 등 일찌감치 친일 활동에 나섰던 대표적 친일파 인사다.


민영은의 후손 5명은 2011년 3월 청주 도심인 청주중학교와 서문대교, 성안길 부근에 있는 12필지(총 1천894.8㎡)의 도로를 철거하고 토지를 인도하라며 청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청주지법 1심 재판부는 2012년 11월 후손의 승소를 판결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꼭 1년 뒤 원심을 깨고 청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심 재판부는 “친일반민족행위자에 해당하는 민영은이 취득한 문제의 땅은 친일행위의 대가로 추정되며, 친일반민족행위재산조사위원회의 국가 귀속 결정에 제외된 사정만으로 이를 뒤집기에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친일재산조사위가 규정한 ‘국고 환수 대상’에서 제외된 토지가 친일재산으로 인정되는 첫 사례였다.


이후 후손들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자 법무부는 문제의 땅을 국가로 귀속하기 위해 지난 2월 24일 후손을 상대로 소유권 확인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국가 귀속 재판도 적잖게 애를 먹였다.


후손 5명 중 미국에 사는 후손 1명에 대한 소장 및 변론기일 통지서 수령 확인이 안 돼 넉 달이 넘도록 재판은 시작조차 못 하고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달 29일 문제의 후손에 대한 공시 송달 절차를 밟는 한편 재판 일정을 최대한 절약하고자 나머지 후손과의 분리 판결을 결정했다.


이어 31일 청주지법 민사3단독 이승형 부장판사는 송달 절차를 마친 후손 4명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무변론·자백 간주에 의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남은 후손 1명은 공시 송달 절차가 완료되는 오는 12월 12일 별도로 선고 재판이 있을 예정인 가운데 다른 후손들과 마찬가지로 무변론 재판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특히 이들의 항소 가능성이 희박한 점을 고려하면 오는 12월 말 지루했던 소송전이 4년 반 만에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된다.


청주시의 한 관계자는 “자칫 막대한 혈세 낭비 또는 시민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소송이 주변의 관심과 도움으로 좋은 결과를 얻게 돼 천만다행”이라며 “앞으로 시유재산 찾기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시민 반대 운동을 주도했던 ‘친일파 민영은 후손들이 제기한 토지소송 반대 대책위원회’도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시민 대책위 활동을 주도한 김성진 민족문제연구소 충북지부 사무국장은 “법원의 판결이 기쁘면서도 지극히 당연한 결과를 반겨야 하는 현주소가 안타깝다”며 “여기서 멈추지 말고 과거사 청산을 위한 국가 차원의 다각적인 노력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대책위는 최초 소송 1심에서 민영은 후손이 승소하자 시민 1만9천20명이 서명한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등 시민 반대운동을 이끌었다.


 jeonch@yna.co.kr


<2014-10-31> 연합뉴스


기사원문: 친일파 민영은의 청주 땅 4년6개월만에 ‘시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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