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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구 친일파 이름 딴 ‘백일’ 지명 지우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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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광주 서구 화정 4동에 문을 연 ‘백일초등학교’는 최근 교명을 바꾸기로 하고 학부모와 졸업생들을 상대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 초등학교가 22년 동안 써 왔던 이름을 바꾸기로 한 것은 ‘백일’이 친일파의 이름에서 나온 지명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백일초가 있는 이곳의 행정동 명칭은 ‘화정4동’ 이지만 주민들은 ‘백일지구’라는 이름으로 불러왔다.‘백일(白一’) 이라는 지명이 언제부터 쓰였는지는 모르지만 최근 이 지명이 친일파 김백일(金白一, 1917∼1951)장군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광주 서구가 국방부에 확인한 결과 김 장군은 1948년 7월부터 1949년 8월까지 1년 1개월 동안 당시 광주 상무지구에 있던 육군보병학교의 전신인 제병협동본부 초대본부장(교장)을 지냈다. 김 장군은 당시 현재의 광주 서구 중앙공원에 사격장을 만들었는데 이 사격장은 김 장군의 이름을 따 ‘백일 사격장’으로 불려왔다. 사격장이 들어선 야산도 주민들은 ‘백일산’으로 불렀다. 김 장군은 이후 육군 3사단장을 거쳐 한국전쟁 당시 육군1군장을 맡았다가 부대 복귀도중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문제는 김 장군의 일제시대 행적이다. 그는 일본이 만주국에 세운 봉촌군관학교를 제5기로 졸업하고 1937년부터 간도특설대에서 장교로 복무했다. 간도특설대는 일제가 독립군 등을 토벌할 목적으로 세운 부대였다.

이런 이력으로 그는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표한 친일인명사전 수록예정자 명단에 올랐고 2009년 대통령직속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의 명단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광주시 등이 이런 사실을 간과한 채 이곳을 택지로 개발하면서 ‘백일택지개발지구’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이 이름이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현재 초등학교와 어린이공원 등에 ‘백일’이라는 이름이 붙여있고 도로명주소가 시행되면서 ‘백일’이라는 이름이 붙은 도로안내 표지만판 55개나 설치됐다.

451세대 1216명의 주민들이 ‘백일’이 들어간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백일로’에 일제시대 광주학생독립운동을 기념하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까지 옮겨왔다.

논란이 커지자 광주 서구는 도로명과 각종 시설물의 이름에서 ‘백일’을 지우는 절차에 착수했다. 주민들의 동의를 거쳐 도로명주소를 바꾸고 시에도 명칭 변경신철을 하기로 했다.

<2014.11.27> 경향신문

기사원문: 광주 서구 친일파 이름 딴 ‘백일’ 지명 지우기 나서

※관련인터뷰

<인터뷰 바로듣기>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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