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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파·도박사범·설화속 인물도 ‘울산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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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기준 문제점 등 여전히 논란

구체적인 삶·지역 정체성도 부족

잘못된 역사인식 우려 재발간 여론

서진길 위원장 “보완작업 추진 요구”


친일파 선정으로 큰 논란이 됐던 인물사전 ‘울산의 인물’이 우여곡절 끝에 발간됐으나 여전히 인물선정에 많은 오류를 담고 있어 재발간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일제강점기 일본 정부에 경비행기를 헌납하는 등 친일행각으로 반민특위 조사를 받기도 한 차용규(1898~?)는 업적만 나열하고, 친일행각에 대한 내용은 단 한 줄도 나와 있지 않은 채 실려 있다.

강동 출신 ‘옥수수박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김순권 박사와, 울산출신으로 목포 만세시위를 주도한 독립운동가로 1986년 대통령 표창을 추서받은 서상봉(1870~1927)도 빠져 있다.

인물의 공과(功過)를 모두 싣는다는 선정기준에 따라 업적이 더 크다고 판단된 인물을 실었다고 밝혔으나 인물선정기준이 주관적 판단이 가능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후세에 귀감이 될 인물 중심이 원칙이라고 밝혔음에도 공이 있다는 이유로 도박사범과 친일파까지 수록한 것은 결과를 중시하는 잘못된 역사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여론이다.


인물선정 과정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친일 악질 경찰인 노덕술, 독립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인 이관술과 친일파 손영목, 송태관 등은 수록명단에서 빠진 반면, 고원준 전 울산상의회장과 박관수, 신고송, 정인섭, 이종만 등 친일인사들은 실렸다.

특히 고원준 전 상의회장은 공금횡령과 도박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일본으로 밀항했던 인물이며, 정인섭은 민족문제연구소와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인물’에 포함되는 등 대표적인 친일파로 알려져 울주군의 문학관 건립이 무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울주군 두서면에 묘가 있다고 추정되는 신라 기생 전화앵과 설화 속 인물인 처용 등도 실렸다.


전화앵은 정체성 논란과 함께 울산을 위한 업적도 없는 경주기생을 선정하는 게 맞는가하는 지역문화예술계의 지적도 적지 않았으며, 처용 또한 실존여부와 함께 아랍상인설 등 의견이 다양해 이 또한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외에도 임란공신 중 공이 적은 66명과 6·25 무공수훈자 617명을 명단으로만 실었음에도 6·25때 참전한 울산출신 재일학도의용군의 명단은 빠져 있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지역 문화계의 한 인사는 “인물선정이 매우 신중해야 하는 것은 이를 통해 삶의 가치와 방향 등 삶의 지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 뒤 “이번에 발간된 책은 보다 구체적인 삶과 지역의 자긍심, 정체성 등이 부족하고, 주관적 판단도 문제인 만큼 새로 연구검토를 해 보다 완벽한 인물사전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서진길 인물선정위원장은 “공과를 따져 못 실린 인물도 많다. 이번 발간은 ‘기초작업’의 단계라고 보면 된다”면서 “보완작업 추진을 시에 계속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의 인물’은 울산시가 지난해 울산의 인물에 대한 체계적인 자료 조사·연구의 필요성에 따라 ‘정명 600년’ 기념사업으로 5,000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울산발전연구원 울산학연구센터에 맡겨 추진했으며, 지난해 9월부터 인물선정위, 시민공청회 등을 열어 인물을 선정했다.

<2014-12-15> 울산매일

☞기사원문: 친일파·도박사범·설화속 인물도 ‘울산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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