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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강제징용에 희생된 아버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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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영환씨 딸 문영씨 대책 호소


“해방 7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좋지만 (신사 합사 문제의) 매듭을 풀어야 합니다.”


해방 70주년을 맞이하는 새해가 밝았지만 김문영(74·여·사진)씨는 여전히 일본정부와 싸우고 있다. 김씨의 아버지 고(故) 김영환씨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돼 있기 때문이다.


5일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에 따르면 김씨의 아버지는 대구의 전기회사에 다니다 김씨가 태어난 지 두 달이 되던 1942년 일본군 해군 군무원으로 징용됐다. 그 후 태국의 포로수용소에서 일을 하다 해방을 20여일 앞두고 말라리아로 사망했다.

김씨의 가족들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을 해방 직후에 아버지의 동료로부터 받아 선산에 묻고 제사를 지냈다. 그로부터 30여년이 지난 1976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일본 정부가 아버지의 유골을 수습했다며 김씨 가족에게 보냈다. 돌아가신 아버지는 한 분인데 유골은 두 분이 된 것이다.


김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어머니는 충격으로 기절해 열흘이 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며 “깨어나고 난 후에도 ‘용서 못할 일본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통곡하며 괴로워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유골은 아버지의 묘 옆에 가묘(假墓)로 묻혔다.


김씨 가족의 고통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씨는 몇 년 전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를 통해 아버지가 일본 전범들과 함께 일본 도쿄의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지난해 7월 “합사를 철폐하라”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정부를 상대로 도쿄지방재판소에 낸 소송에 원고로 참가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일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이 절대 아니다”라며 “유족에게 말 한마디 없이 전범들과 함께 (아버지를) 합사한 파렴치한 인간들이 어디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개개인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하려니 힘에 부친다”며 “해방 70주년을 기념하는 것도 좋지만 국가가 나서서 문제의 매듭을 푸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수 기자 van@segye.com

<2015-01-05> 세계일보

☞기사원문: “日 강제징용에 희생된 아버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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