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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죄 못 듣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또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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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 연합뉴스 DB >>


정부등록 생존 피해자 238명 중 53명만 남아


(서울=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황선순 할머니가 숨을 거둔 지 닷새 만에 또 한 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별세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여성가족부는 한국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인 박위남 할머니가 지난달 31일 입원했던 병원에서 지병으로 운명했다고 2일 밝혔다. 향년 93세. 

 

여가부 등에 따르면 박 할머니는 16∼17세 무렵 만주 군수공장에 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동네 사람의 말에 속아 위안소로 끌려가 약 7년간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했다.

광복 이후 귀국했지만 위안부 피해로 인한 정신적 후유증 등으로 힘들게 살다가 별세하기 6개월 전인 작년 8월 뒤늦게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등록됐다.


박 할머니는 별세 전날 밤 갑자기 건강이 악화해 끝내 눈을 감았고, 유족들의 뜻에 따라 장례는 외부에 별도로 알리지 않고 2일장으로 치렀다고 여가부는 전했다.


고인의 유골은 ‘망향의 동산’에 안치된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53명으로 줄었다.

지난달 26일 89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 황선순 할머니에 이어 올해만 벌써 2명의 피해자가 일본 정부의 사과 한마디 제대로 받지 못하고 숨을 거둔 것이다.


꽃다운 나이에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겪은 남은 피해자들 역시 이제는 반세기가 훌쩍 지나 고령이 됐고 일부는 투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정 여가부 장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 할머니의 사망에 애도의 뜻을 전달했다.

정대협은 “하루속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해결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피해자들이 진정한 해방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shine@yna.co.kr

<2015-02-02>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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