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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관 옆 ‘광복의 동산’에 친일 홍난파 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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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학계 의견 수렴 후 철거 혹은 존치 여부 결정”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충남 천안시 목천읍 독립기념관 인근 ‘광복의 동산’에 친일 행적이 밝혀진 홍난파(1898∼1941)를 기리는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3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광복의 동산은 독립기념관 진입로 좌측에 꾸며진 숲으로, 길을 사이에 두고 ‘보은의 동산’과 마주하고 있다. 

광복의 동산에는 유관순 열사의 감나무, 윤봉길 의사의 은행나무, 한용운 선생의 향나무 등 독립운동가들을 기리는 나무와 비석이 짝을 지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이 동산은 지난 1987년 독립기념관 개관에 맞춰 천안시(당시 천원군)가 조성해 관리해 왔다. 방문객 입장에서는 독립기념관의 외부 시설로 인식된다.


그런데 이 가운데 친일 논란을 빚은 음악인 홍난파의 비석도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독립운동가의 얼을 기리고자 만들어진 독립기념관 인근에 홍난파 비가 있어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비석에는 ‘홍난파 선생과 감나무’라는 큰 글귀 아래 “‘봉선화’, ‘고향의 봄’을 비롯한 수많은 겨레의 노래로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래주면서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준 작곡가 난파 홍영후 선생의 고향인 경기도 화성군 남양면 활초리 옛 동산에 자라던 감나무, 상수리나무 가지를 따다가 여기 심어 선생의 높은 뜻을 기린다”고 적혀 있다.


이 비석의 글은 홍난파와 호흡을 맞춰 ‘퐁당퐁당’, ‘달맞이’ 등 동요를 작사한 윤석중(1911∼2003) 선생이 쓴 것으로 나와 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009년 ‘친일인명사전’을 제작하면서 홍난파를 그 명단에 실었다. 연구소는 그가 일제강점기 친일단체인 ‘국민총력조선연맹’에서 문화부 문화위원을 지낸 것 등을 문제 삼았다.

이후 2013년에는 홍난파를 기리는 ‘난파음악상’의 수상자로 선정된 작곡가가 “친일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 음악인의 이름으로 상을 받기 싫다”는 등 이유로 수상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 경술국치일인 매년 8월 29일에는 나라를 빼앗긴 날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홍난파가 포함된 친일 음악가들의 곡을 연주하는 ‘친일·항일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방학진 사무국장은 “비석 철거까지는 아니더라도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공공장소인 만큼 홍난파의 친일 행적도 적시해 역사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내달 3·1절을 앞두고 천안시 측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는 한편, 직접 관련 안내문을 부착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천안시 도시건설사업소 공원관리과 관계자는 “우선 비석을 확인해 보고 학계의 의견을 청취한 뒤 철거 혹은 보존 여부를 결정할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tsl@yna.co.kr

<2015-02-04> 연합뉴스


☞기사원문: 독립기념관 옆 ‘광복의 동산’에 친일 홍난파 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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