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진위 논란⑪] 보훈처, 전모 밝히고 책임 통감해야”
▲ ‘독립운동가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공동대표 이순옥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이하 공동조사단)가 24일 오후 2시 대전지방보훈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심규상
▲ ‘독립운동가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공동대표 이순옥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이하 공동조사단)가 24일 오후 2시 대전지방보훈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심규상
시민공동조사단이 독립운동가 ‘대전 김태원'(金泰源, 1900~1951)이 ‘평북 김태원'(金泰源, 1902~1926)의 독립운동 행적을 가로챈 가짜라고 결론 내렸다.
‘독립운동가 김태원 공훈 의혹 진실규명 시민 공동조사단'(공동대표 이순옥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 이하 공동조사단)은 24일 오후 2시 대전지방보훈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대전 김태원에 대한 다양한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건국공로훈장 독립장(3등급)을 받은 ‘대전 김태원’은 이름이 같은 ‘평북 김태원’의 행적을 가로챈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지난 4월 말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역사왜곡교과서 저지 대전시민운동본부, 광복 70돌 6.15공동선언발표 15돌 민족공동행사 대전준비위원회, 세상을 바꾸는 대전민중의 힘 단체가 참여해 구성하고 2달여 동안 조사활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그 근거로 ‘대전 김태원’이 1922년부터 1924년 말까지 운남육군강무학교에서 수학한 일을 제시했다. 운남육군강무학교에 다니고 있어 1922년 ‘벽창의용단’에서 활동했다는 공적 내용은 허위라는 것이다.
이들은 또 “1926년 당시 신문과 인터뷰한 독립운동가 모친의 성씨, 족보 등을 대조한 결과 1963년 정부가 애초 수여한 독립운동가는 ‘대전 김태원’이 아닌 ‘평북 김태원'”이라고 강조했다. 공동조사단은 “‘대전 김태원’의 독립운동 공적을 확인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아무런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공동조사단은 “그런데도 ‘대전 김태원’의 후손이 수십 년간 독립유공자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국가보훈처의 부실한 공훈관리 시스템 때문”이라며 “보훈처는 이번 가짜 독립운동가 사건의 전모를 밝히고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공동조사단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대전애국지사숭모회’라는 단체가 공훈록에도 나와 있지 않은 ‘대전 김태원’의 독립운동 행적을 기록해 왜곡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대전시는 대전애국지사숭모회의 실체를 파악하고 특단의 조처를 내려달라”고 주문했다.
▲ 이날 기자회견에는 광복회대전충남지부 회원 및 원로들이 대거 참여했다. ⓒ 심규상
이들은 ‘대전 김태원’의 후손에게 ▲’평북 김태원’ 선생의 영령과 민족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국가보훈처에 대해서는 ▲ ‘대전 김태원’의 후손이 수십 년 동안 받아온 보훈연금과 각종 수혜를 회수하고 고발할 것과 ▲기존 독립유공자의 공훈에 대한 철저한 전수 재조사를 할 것을 요구했다.
홍경표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사무국장(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김태원 특별위원장)은 “보훈처에 수차례 공훈 결정 및 재심 관련 내용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거부하는 등 각종 의혹을 감싸려는 자세로 일관했다”며 “보훈처의 각성을 촉구하기 위해 자체 조사결과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영진 광복회 대전충청연합지부 감사는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운동과 애국 활동이 훼손시킨 일이 광복회 지역 지부 내에서 벌어진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보훈처가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보훈처는 감사원의 지시에 따라 ‘대전 김태원’의 독립운동 행적과 내부 심의가 수 년 동안 중단된 데 대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보훈처는 내달 중 대전 김태원에 대한 재심의를 벌일 예정이다.
<2015-06-24>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