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6.25 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의 대처에 대해 역사적 논란이 적지 않은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일본 망명 정부 요청설’입니다.
이승만 정부가 실제로, 당시 일본 정부에 ‘6만 명 망명 의사’를 타진했고, 일본이 ‘한국인 피난 캠프’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의 일본 측 문서를 KBS취재진이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박재우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6.25 당시 이승만 정부의 ‘일본 망명 요청설’을 확인하기 위해 야마구치 현 도서관을 찾았습니다.
야마구치 현의 공식 역사 기록.
한국전쟁 발발 이틀 뒤, 일본 외무성은 야마구치 현 지사에게 한국 정부가 6만 명 규모의 망명정권을 야마구치 현에 세우고 싶다’고 알려왔다며 가능한지 물었고, 당시 ‘다나카’ 지사는 일본 주민들도 배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어렵다는 답변을 합니다.
하지만 얼마 뒤 다나카 지사는 한국인 5만 명을 수용하는 내용의 ‘비상조치 계획서’를 내놓습니다.
미 군정 기록입니다.
야마구치 현 아부 등 4개 지역에 20개의 피난 캠프를 만들고, 임시 막사 1곳에 200명씩, 모두 250개 막사에 5만 명을 수용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인터뷰> 정우종(박사/교토 오타니대학) : “숙박시설이나 위생시설,식량문제라든가 그런 것을 5만 명 규모로(준비했습니다.)”
‘다나카’ 지사는 이 영문 계획서를 미 군정에 제출하고, 예산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당시 야마구치 현은 `조선정보실’이라는 별도 부서를 만들어 한반도의 정보를 상세하게 기록한 `조선정보’라는 문건을 총리 등 정부 각료들에게 수시로 보고했습니다.”
조선정보실’은 한국전 발발 이틀 전, ‘북한 남침 위험 보고서’를 일본 정부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이승만 정부는 망명을 타진했고 실행되진 않습니다.
사실이라면 6.25 초기 정부의 상황이 어땠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야마구치에서 KBS 뉴스 박재우입니다.
<2015-06-25> KBS
☞기사원문: [단독] “이승만 정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일 망명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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