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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만에 그 자리서 연극으로 살아나는 ‘부민관 의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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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본회의장서 부민관 폭파 의거 70주년 기념연극

독립운동가 후손들 카메오 출연해 축하공연 

(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에 있는 서울시의회 건물은 일본강점기에는 항일투사의 마지막 폭탄 의거 장소인 극장 ‘부민관’이었다. 

1945년 7월 24일 이 부민관에서 친일파와 일제 고위 관료들을 상대로 폭탄을 터뜨려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부민관 폭파 의거’가 70년만에 연극으로 재연된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4일 오후 7시 서울시의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부민관 폭파 의거 기념 연극 공연을 열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부민관 폭파 의거는 친일단체 ‘대의당’이 부민관에서 ‘아세아민족분격대회’를 개최하자 조문기 등 독립투사들이 폭탄을 터뜨린 사건이다. 

이는 1945년 8월 일본이 패망하기 전 마지막 의열 투쟁으로 꼽힌다. 

조문기, 유만수, 강윤국 등 의거 주인공들의 활약상을 젊은 연극배우들이 연기할 예정이다. 독립투사 후손 중 일부가 연극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연극에 앞서 유만수의 차남 유세종(51)씨와 조문기의 외손녀 김슬샘씨가 직접 각각 클라리넷과 기타를 연주해 행사를 빛낸다. 

성북청소년오케스트라 지휘자 겸 연주자인 유씨는 “부민관 폭파 의거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건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안중근 의사를 다룬 뮤지컬 ‘영웅’이 있는 것처럼 다양한 역사적인 사건들이 연극 혹은 뮤지컬의 소재로 많이 발굴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씨는 “독립운동가 후손들과 전에는 교류가 없었는데 이런 자리를 통해 만날 수 있어 기쁘고 반갑다”며 “연극의 의미에 잘 어울리는 곡을 골라 더욱 뜻깊은 자리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극은 서울시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지원을 받았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은 “폭파 의거가 일어났던 바로 그 장소에서 70년 만에 의거가 연극으로 재연되는 것뿐만 아니라 당시 폭파 의거를 주도한 독립운동가들의 후손이 축하공연을 하는 것도 뜻깊은 일”이라며 “연극을 무료로 개방해 원하는 모든 이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의회 본관 본회의장에서 연극과 같은 외부 행사가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극은 본회의장에서는 24일 한 차례만 상연되지만, 현재 철거 중인 국세청 남대문 별관 자리에 마련될 ‘기억의 광장’에 정기 공연으로 올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

김인호 서울시의회 부의장은 “국세청 남대문 별관 자리는 서울시의회 바로 옆에 있어 의미 있는 장소”라며 “대한문 수문장 교대식처럼 이 연극을 서울시가 내세울 수 있는 좋은 문화관광 상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번 연극을 촬영해 교육청 등을 통해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방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이번 연극을 통해 우리 독립운동 역사를 되새기고 독립투사들의 치열했던 삶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amja@yna.co.kr 

<2015-07-12> 연합뉴스 

☞기사원문: 70년만에 그 자리서 연극으로 살아나는 ‘부민관 의거’

※관련기사

☞서울신문: ‘부민관 폭파 의거’ 70년 만에 재현

▲ 부민관 폭파 의거의 주역인 고 조문기(가운데) 전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 강윤국(왼쪽) 선생, 유만수 선생의 청년 시절 모습.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 <a title="▲ 1935년 건립된 부민관은 1954년 국회의사당으로 바뀌었다가 1991년부터 현재의 서울시의회 건물이 됐다. 사진은 1950년대 국회의사당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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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5년 건립된 부민관은 1954년 국회의사당으로 바뀌었다가 1991년부터 현재의 서울시의회 건물이 됐다. 사진은 1950년대 국회의사당 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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