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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의사 작사·작곡한 ‘옥중가’ 국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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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노동은 명예교수, 항일 노래 100여곡 새롭게 발굴
ㆍ연말 ‘항일 음악 350곡’ 노래집에 담아 발간하기로


“만주땅 시베리아 넓은 들판에 동에 갔다 서에 번쩍 이내 신세야/ 해외에 널려있는 백두산하에 나의 일가 동포 형제 저곳 있건만/ 나는 소식 몰라서 답답하구나.”


1909년 중국 하얼빈 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뤼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가 직접 작사·작곡한 ‘옥중가’의 일부다.


안 의사는 이 노래를 이듬해 3월 형장에서 순국할 때까지 옥중에서 부르며 망국의 한을 달랬다. 이 노래는 안 의사의 여동생 익근씨, 그를 통해 노래를 배운 6촌 동생 곽희종씨를 통해 비밀리에 전수되다 해방 이후 중국에서 널리 불렸다. 하지만 한국에선 100년이 지나도록 소개되지 않았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하고 뤼순 감옥에 갇혔을 때 울분을 달래기 위해 손수 작사·작곡해 부른 ‘옥중가’ 악보. | 연합뉴스

노동은 중앙대 명예교수(69)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안 의사의 ‘옥중가’를 포함해 독립가와 항일가, 혁명가 등 일제 식민지에 저항한 내용의 ‘항일 노래’ 100여곡을 새롭게 발굴해 발표했다. 노 교수와 민족문제연구소는 이 노래들을 ‘항일 음악 350곡’ 노래집에 담아 올해 말 발간할 예정이다.

한국근대음악사를 전공한 노 교수가 1980년대부터 중국 옌볜·선양 등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가 어린 곳들을 오가며 수많은 자료들을 뒤져 얻어낸 결과물이다. 안 의사의 ‘옥중가’도 연구차 중국 선양을 방문한 노 교수가 현지 신문에 실린 것을 발견해 채록한 것이다.

‘항일음악 350곡’은 동학혁명 시기부터 해방기까지 항일 노래를 연대별로 정리한 최초의 항일 노래집이다. 이 가운데는 ‘옥중가’ 외에도 상해임시정부가 발간한 독립신문에 실렸던 ‘독립군가’, 민족시인 김여제가 지은 ‘흥사단 단가’ 등이 있다. 채동선의 ‘조선의 노래’, 구왕삼의 ‘조선의 꽃’ 등 조선총독부가 금지곡으로 지정한 곡들도 포함됐다.

노 교수는 “일제침략에 항거한 이들이 불렀던 노래는 1945년 해방 때까지 굉장히 많이 있었는데 그동안 이념적 이유로 한국에선 독립군 진영의 노래만 주로 소개됐다”고 말했다.

1930년대 사회주의 진영 작곡가 정율성씨 등이 지은 노래는 여전히 중국 공식 행사에서 많이 쓰이지만 한국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노 교수는 “이데올로기나 정파를 초월해 항일 음악을 민족 전체의 관점에서 조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저작권 문제 등으로 이번에 다루지 못한 북한의 항일가요와 혁명가요 등을 따로 모아 2집을 낼 계획이다. 아울러 홍난파·현제명 등 친일 작곡가들이 만든 노래와 일본 군가 등을 엮어 친일 가요집도 발간할 예정이다.

그는 “동학농민운동 때부터 이어 온 항일운동의 역사가 노래들에 담겨 있다”면서 “민족을 지키고 독립 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부른 모든 음악은 ‘항일 노래’로써 후대에도 계승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5-08-13> 경향신문

☞기사원문: 안중근 의사 작사·작곡한 ‘옥중가’ 국내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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