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의 ‘부실’ 제작 도마
【팩트TV】 국가 예산 220억원을 들여 만든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이하 민족문화사전)에 기술된 친일부역자 정보가 왜곡되거나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배재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학중앙연구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친일부역자들의 친일 기록이 아예 없거나, 독립운동가로 둔갑되는 등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거나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한민족의 모든 문화유산을 집대성한다는 취지로 제작된 <민족문화사전>에 이름과 정보 등이 실린 친일부역자는 모두 366명이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2009년 펴낸 <친일인명사전>의 친일부역자 4389명의 채 10%도 안 될 정도로 친일파 관련 내용을 다루는데 많이 부실했다.
수록된 정보엔 오류가 굉장히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이근택은 성격이 ‘친일파’로 규정돼 있지 않고 ‘조선말기의 관료’로 규정했다. 이완용은 성격에 ‘친일파’로 규정돼 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는 을사오적 중 한명인 이근택의 성격이 관료/행정관료로 분류돼 있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홈페이지 캡쳐)
이완용은 성격이 친일파로 규정돼 있다.(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홈페이지 캡쳐)
역시 을사오적 중 한 사람인 박제순과 관련해서도 “1908년경 교육진흥과 위생의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관진방회를 조직해 회장직을 역임했고, 유림의 태두로 대우받기도 했다.”고 기술돼 있는데, 관진방회는 1910년 한일병탄 이전 식민 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대표적인 친일단체다. 결국 이는 박제순의 행적을 미화한 셈이다.
이완용과 ‘친일 쌍벽’을 이룬 일진회 송병준에 대해서도 1910년 한일병탄 이후, 1925년까지 친일행적 기록이 없었다. 일진회, 갑신정변, 갑오개혁 관련자 중 친일에 가담한 이들 대다수가 한일병탄 이후 사망 전까지 행적이 기록돼 있지 않은 것이다. 특히 고등경찰 출신으로 해방 이후까지 활동한 인물들도 대부분 등재돼 있지 않았다.
일본군 대좌 출신인 이응준의 경우 친일부역 내용이 없이 오히려 ‘국군 창설의 원로’로 정의하고 ‘민족운동가들과 협력하기도 하였다’는 등 미화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기관지로 ‘내선일체’를 사시로 한 ‘매일신보’ 주필 출신의 서춘은 인물 성격을 ‘독립운동가’로 분류했다. 또한 김성수(동아일보 사주), 방응모(조선일보 사주), 경제인 출신 박승직(동양맥주 전신의 사주), 김연수(삼양사 사주) 등은 아예 친일행적이 기록돼 있지 않았다.
배재정 의원은 “기록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진정한 광복은 아직 요원한 것”이라며 “친일부역자만큼은 한 치의 오차도,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기록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이배용 원장과 권희영 대학원장은 모두 식민사관을 옹호하는 ‘뉴라이트’ 출신이다. 권희영 대학원장은 친일·독재 미화 파문으로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받았던 교학사 역사교과서 대표 집필자이기도 했다.
<2015-09-01> 팩트TV
☞기사원문: 친일이 항일로 둔갑, 기록도 ‘구멍 뻥뻥’…220억짜리 ‘엉터리’ 민족문화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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