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뉴라이트 주장 반영” 지적
교육부가 22일 발표한 새 교육과정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이승만 정부가 출범한 1948년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보는 뉴라이트 학자들의 ‘건국절’ 주장을 반영하려는 교육부의 포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특별위원회’(위원장 도종환)가 22일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2015 개정 교육과정’ 역사과 교육과정을 보면, 중·고교 모두 현대사 부분에서 2009 교육과정의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표현이 ‘건국’을 연상하게 하는 “대한민국 수립”으로 변경돼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대한민국 수립”은 앞서 1955년 1차 교육과정부터 1997년 7차 교육과정까지는 혼용되다 2009 교육과정부터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통일됐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1948년 8월15일을 정부 수립일이 아니라 건국일로 보는 뉴라이트 학자들의 주장을 반영한 것”이라며 “‘건국’이라는 표현을 집어넣으면 논란이 생길 것을 우려해 우회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식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뉴라이트 학자들의 주장은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다고 명시한 헌법을 위배하는 것”이라며 “이처럼 민감한 문제를 왜 이런 식으로 처리했는지에 대해 교육부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특위가 입수한 집필기준 관련 기록을 보면, 집필기준 마련 과정에서 ‘건국절 수용’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한 역사과 집필기준 자문위원은 지난 8월 “1948년 대한민국 정부의 수립은 실질적으로 대한민국의 건국이었으므로 건국의 용어를 쓸 수 없다면, 정부라는 용어는 빼주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냈다.
중학교 역사 교육과정에서는 북한 관련 내용이 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2009 교육과정에서는 ‘1970년대 이후 평화통일 노력과 북한의 실상’이 내용요소로 포함돼 있었지만 2015 교육과정에서는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이라고만 나와 있다.
<2015-09-22> 경향신문
☞기사원문: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 건국절 연상케 ‘대한민국 수립’으로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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