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역사 전공 교수와 교사들도 한국사 교과서 국장화 반대
▲ 경북대학교 인문대학과 사회대학 교수들은 24일 오전 경북대 인문대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 조정훈 |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대구·경북지역 교수와 교사들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경북대학교 인문대와 사회학과 교수들이 주축이 돼 지난 17일부터 23일까지 대구경북지역 역사학 전공 교수와 교사들로부터 서명을 받은 결과 197명이 서명하고 경북대학교 교수들도 132명이 서명하는 등 모두 329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에는 경북대를 비롯해 영남대와 계명대, 대구대, 대구교대, 안동대, 동국대 경주캠퍼스, 금오동대 등 8개 대학 교수들이 참여했고 경북사대부고와 대구고, 덕원고 등 80개 중고등학교 역사 교사들도 서명에 동참했다.
서명을 주도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하는 경북대 교수모임’은 24일 오전 경북대 인문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 경북대학교 인문대학과 사회대학 교수들은 24일 오전 경북대 인문대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 중단을 촉구했다 ⓒ 조정훈 |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박근혜 정권은 21세기 민주사회에 역행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획책하고 있다”며 “선진국들 대다수가 검인정제와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는 이 마당에 지난 박정희 정권이 도입한 국정교과서 체제의 망령을 되살리는 역사 왜곡의 터널로 또다시 들어가야 한단 말이냐”고 따졌다.
이어 “국정화가 된다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우리 사회는 교과서 개정을 둘러싼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국정화는 역사를 하나로 가르쳐 국민이 분열되지 않도록 하기는커녕 국정화 논의 자체로 이미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성택 경북대 인문대학장(불어불문학과)은 “지금 정권에서 왜 국정화를 시도하려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정부의 이데올로기대로 국정화가 된다면 다양성 있는 교육은커녕 미래의 국가경쟁력도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임종진 교수(철학과)도 “OECD 34개 국가 중 국정교과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는 3개국에 불가하다”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에도 반하는 것으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규탄했다.
주보돈 교수(사학과)는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면 이승만 정권을 찬양하고 박정희 정권을 찬양하려는 것”이라며 “그 다음은 전두환 정권마저 찬양하려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 교수는 이어 “현재 권력이, 또 미래의 권력이 특정 권력을 미화하고 역사를 되돌리려는 야만적 행위”라며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역행과 역사의 퇴행성을 막아내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과거의 의미를 해석하고 비판하며 미래의 교훈을 찾아가는 역사교육을 무력화시키고 다원적 가치와 창조성, 상상력을 제한할 뿐”이라며 “국정화론자들이 제기하는 우려와 문제들은 국가의 검정심사 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검인정제로도 충분히 해소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부족한 점이 있다면 검인정제를 보완하면 되는 일이지 국정제를 재도입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국정교과서 반대 서명을 주도한 교수들은 서명자들과 협의해 청와대와 국회 등에 서명지를 전달하고 국정화 반대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2015-09-24>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박정희정권 찬양하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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