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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교생 찬반 토론, 어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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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창신고등학교 토론 대회… 다양한 의견 제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사회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고등학생들이 토론을 벌였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대해 지금까지 교수, 학부모, 교사 등 어른들의 입장 발표는 있었는데, 고등학생들이 토론을 벌여 관심을 모았다.


창원 창신고등학교는 25일 오후 실내체육관에서 ‘창신 토론대회’를 열었다. 지난 22일부터 교내에서 예선을 치러 결승에 오른 ‘단도직입'(윤정찬·이준원)팀과 ‘조제자'(이건우·이다인)팀이 한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인 것이다.


▲ 창원 창신고등학교는 25일 오후 실내체육관에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를 주제로 ‘창신 토론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대해 ‘단도직입’은 반대, ‘조제자’는 찬성 주장을 펼쳤다. 교내외 인사로 구성된 심사위원과 1·2학년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양측은 서로 주장을 벌인 뒤 상대방이 질문하고, 나중에는 자유토론을 펼치고 나서 맺음말을 했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 찬성 측은 현재 ‘검인정 교과서’의 오류 문제와 수능시험 정답이 여러 개 나올 수 있는 문제 등을 주장했고, 반대 측은 국정화가 되면 국가가 직접 개입해서 역사를 왜곡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을 폈다.


찬성 측 이다인(2년)군은 “현재 검인정 교과서는 많은 문제와 오류가 발견되었고, 학생들의 역사 교육에 부정적이다. 이제는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할 때다”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전환을 통해 어느 정도 체계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그는 “현재 검인정 교과서로는 대한민국 정체성과 건전한 국가관을 심어주지 못한다. 교학사 교과서는 심각한 친일왜곡으로, 정부로부터 수정 명령을 받았지만 행정소송으로 맞섰다”며 “검인증 제도는 사회갈등만 불러일으킨다. 학생들이 배울 역사는 통일성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훨씬 합리적이다. 검인정 제도로 인해 다양한 내용이 혼재하는 교과서는 수능시험 정답이 여러 개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그리고 국정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 덧붙였다.


반대 측 윤정찬(2년)군은 “역사 교과서가 국정화 된 일본은 역사 왜곡이 심각하고,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한국사 교과서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며 “국정화 한다는 것은 교육부가 저작권을 갖는다는 것이고, 그것에 대해 교수나 전문가들의 견해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박정희정권은 자기들의 잘못을 미화시키려고 국정화를 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가 되면 국가가 직접 기술하면서 왜곡할 수 있다”며 “지금 국정화를 하면 여당 성향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 잘못된 근현대사를 왜곡할 것이기에 국정화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 창원 창신고등학교는 25일 오후 실내체육관에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 문제를 주제로 ‘창신 토론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반대 측에서 ‘정권 미화’ 주장을 하자, 찬성 측은 “지금은 다르다. 4·19와 5·18 등을 거치면서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성숙되었다. 시민들은 그렇게 한다면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왜곡하거나 정권을 미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반대 측은 “시민의식이 성숙되고, 민주화운동도 있었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예방이 필요하다”며 “과거 사례에서도 나타났다. 박정희 정권은 자신들을 미화하기 위해 국정화를 했다. 국정화가 다시 된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반대 측에서 “국정화를 하면 정부 개입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하자, 찬성 측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옛날만큼 노골적으로 확실하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찬성 측에서 국정화가 ‘창의적 교육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반대 측에서는 “교육을 창의적으로 하는 것은 교과서가 아니라 교육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반대 측은 “검인증 제도를 하면 출판사들이 많이 팔기 위해서도 오류를 줄일 것”이라고, “국정화는 일본 사례와 같이 역사 기술에 국가가 개입하는 것이고, 학생들한테 잘못된 역사관으로 획일화 할 것”이라 말했다.


찬성 측에서는 “국정화를 하면 검토과정을 엄격히 해야 할 것이고, 국민 심사단을 모집해 검토하면서 왜곡이나 미화, 오류를 걸러낼 수 있을 것”이라며 “국민심사단은 다양한 사람과 전문가 등으로 구성하면 된다”고 제시했다.


맺음말에서 반대 측 이준원(2년)군은 “국정교과서는 1974년 박정희 정권이 유신정권과 5?16쿠데타를 미화하기 위해 도입했다가 1996년 폐지되었다”며 “역사 왜곡에 대항해 투쟁해야 한다. 역사를 잃은 국가는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찬성 측 이건우(2년)군은 “국정화를 하면 올바른 국가관과 대한민국 정체성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역사의 기본이 바로 서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 역사는 과거를 바라보고 교육은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진행을 맡은 김재하 교사는 심사결과 비슷한 차이로 ‘조제자’ 팀이 이겼다고 발표했다.


▲ 25일 오후 창원 창신고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토론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건우, 이다인 학생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오른쪽은 이날 진행을 맡은 김재하 교사. ⓒ 윤성효

윤성효(cjnews) 기자

<2015-09-25>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고교생 찬반 토론, 어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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