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의원들 “왜곡된 역사관 가진 김 이사장 인정하고 싶지 않아” 공세
“지금은 민주당 아닌 새정치민주연합”…답변 태도 놓고는 여야가 함께 질타
5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위원회 교육부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는 김호섭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의 역사관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중앙대 교수인 김 이사장은 지난달 17일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김 이사장은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거나 교학사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를 옹호했던 이력들이 문제가 됐다.
특히 2007년 뉴라이이트계열의 5개 단체가 주도한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선언’에 참여한 것에 대해 야당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본질의 시작도 전에 국정감사가 파행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성명은 친일·독재미화 논란을 빚은 교학사 교과서를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을 “명백한 허위를 날조·공포·전파하는 세력” 등으로 비난하고 있다.
박혜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김 이사장은 2013년 6월 ‘역사왜곡과 학문탄압을 우려하는 지식인 모임’의 성명서를 발표했다”며 “친일과 독재미화 교과서를 저지한 야당 의원들을 유포자나 국민 이간질자로 매도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김태년 의원은 “이런 인식을 갖고 있는 분이 동북아역사재단 기관장으로 자격이 있는지 심각하게 의문을 가질 수 없다”고 했고, 안민석 의원은 “야당 의원들은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김 이사장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심경”이라며 “당장이라도 퇴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성명서에는 가장 악랄하게 야당을 비판하고 있다”며 “같이 자리하기 힘든 내용들”이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은 “동북아역사재단 청문회가 아니지 않느냐”며 “원만한 의사진행을 위해 여야가 협조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서용교 의원은 “우리 사회가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회 전체가 확고한 역사 인식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있지 않아 여러 주장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김 이사장을 옹호했다.
신성범 의원은 “당시 학자로서 자신의 생각을 말했는데 당신의 속뜻을 고백하라며 회의를 못하겠다고 하는 진심이 뭐냐”며 “감사받으러 온거지 청문회 하러 온 게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이사장은 “교수 시절 개인적 의견이었다”며 “여러 야당 의원들에게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북아재단 이사장 임무를 정당하고 공정하게 수행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개인적 소신을 뒤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 이사장의 답변태도를 놓고는 여야가 함께 질타했다. 김 이사장은 유인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야당 의원들을 비난하는 성명을 거론하며 “정당한 학문활동을 탄압하고 국민을 호도하는 민주당 의원들한테 왜 국감을 받으러 왔느냐”고 하자 “지금은 새정치민주연합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자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당명이 바뀌니 이제는 괜찮다는 태도가 세상에 어디있느냐”고 했고, 박주선 의원은 “용어를 잘못 쓴 게 아니라 태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사과하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도 가세했다. 유재중 새누리당 의원은 “김이사장이 가볍게 말하고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윤재옥 의원도 “이 자리가 결코 가볍지 않는 자리”라며 “말을 가볍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러자 김 이사장은 “죄송하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pjy1@
<2015-10-05> 뉴스1
☞기사원문: [국감현장]김호섭 ‘역사재단’이사장 역사관 놓고 여야 ‘충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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