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인 정부정책 정면 반기 … ‘친일·독재’ 미화 우려 표명
인하대학교 교수들이 대한민국 정부가 추진중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 90인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선언’을 5일 발표하고 “국정화는 퇴행”이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지금 우리는 불과 5년밖에 시행하지 못한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검정제를 버리고 다시 국정제로 접어들 위험에 처했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국가 34개국 가운데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하는 나라는 거의없으며 국정화는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의 강압통치하에서 일본의 역사 속에 한국의 역사를 소멸시킨 도구였고, 유신시대에는 한국적 민주주의로 분식된 영구집권을 위한 독재체제를 정당화한 수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면 일제의 식민지 지배를 추궁하지 않고 오히려 식민지 근대화를 인정하며 그 연장선상에서 대한민국의 건국을 강조하는 관점을 지니게 된다”며 “국정 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수들은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이 세계적 여론의 추세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들은 “유엔총회에서도 국가 주도의 단일한 교과서나 국정교과서는 역사교육이 특정한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하기 위한 도구가 될 위험성이 크다는 논의가 있었다”며 “역사교과서가 이념 주입이나 선전과 선동, 극단적 국가주의, 인종주의 등을 추동하는 수단이 돼서는 안되고 관용, 상호이해, 인권, 민주주의 같은 근본적 가치들이 갈등의 역사를 통해 증진되어 온 과정을 이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에 반대한 인하대 교수들은 사학과를 비롯해 경제학, 법학, 생명공학, 철학, 경영학, 의학 등 거의 대부분의 학과 소속으로 참여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
<2015-10-06> 인천일보
☞기사원문: 인하대 교수 “교과서 국정화는 한국사 퇴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