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안쓰러운 궤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오늘 최고위원회를 주재하면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옹호하느라 공당의 대표로서는 치졸하다고 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는 막말을 쏟아냈다.
먼저 “아들딸이 사용하는 교과서를 부모님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깜짝 놀랄 것”이라며 마치 현행 역사교과서들이 엄청난 문제가 있는 듯이 색깔론을 덧씌웠다. 그러나 지금의 교과서들이 이명박 정부가 고시한 집필기준에 따라 서술하고 현 정부의 검정절차를 거쳤다는 점을 상기하면 참으로 누워서 침 뱉는 격의 어처구니없는 주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역사교과서들이 우리 역사를 기회주의가 득세하고 정의가 사라진 나라로 묘사하면서 부정적이고 패배주의적인 역사관을 심고 있다”는 평가 또한 전혀 근거가 없다. 대부분의 한국사교과서들은 자랑스러운 독립투쟁과 산업화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대한민국의 기적을 적극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김 대표의 말은 친일과 독재에 대한 비판을 교과서에 담지말라는 억지와 다를 바 없다.
“더 이상 역사교과서가 편향된 특정집단의 전유물이나 이념적 정치공방의 대상이 아닌 국민통합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자”는 궤변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멀쩡한 역사교과서를 두고, 누가 어느 집단이 정치도구화하고 이념논란을 불러일으켰나. 지금 국민통합과는 반대로 유신시대로 회귀하면서 국민분열을 조장하는 자들은 누구인가. 이만하면 적반하장도 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할 만하다.
특히 김 대표가 민족문제연구소에 대해 “정당해산 명령을 받은 통진당 인사가 참여하고, 6.25전쟁은 민족통일전쟁이라고 주장했던 교수가 포함돼 있다”고 종북세력으로 매도한 대목에서는 분노를 넘어 연민의 느낌까지 들 지경이다. 명색이 집권여당의 대표인데 특정 연구소를 거론하며 음해를 가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처신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1991년 설립 이후 일관되게 친일문제와 한일과거사 등 역사 현안에만 전념해온 민족주의 성향의 연구소를 좌경이라 하면 지나가는 소가 웃고도 남을 일이 아니겠는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 선친의 친일 행적을 공개한 민족문제연구소를 표적으로 삼고 한 발언은 아니기를 기대한다.
김 대표는 한국사 국정화를 주장하기에 앞서 선친의 친일반민족행위를 은폐하고 애국자로 포장한 경위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고 사죄해야 할 것이다. 선대의 역사를 세탁한 자가 나라의 역사에 대해 논할 자격은 없다. 집권세력과 사이비 보수세력들이 아무리 미사여구를 늘어놓더라도 한국사 국정화의 목표가 무엇이며 누구의 고집으로 무리하게 강행되고 있는 지를 대다수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조금이라도 민심을 두려워한다면 국민들의 전면적인 저항을 받기 전에 국정제 기도를 즉각 중단하기를 경고한다.
2015. 10. 12.
민족문제연구소
※관련기사
☞뉴시스: 與 “좌편향 역사교과서가 친북 숙주”…국정화 추진 ‘총력’
☞연합뉴스: 김무성 “野, 교과서-예산 연계로 ‘국정 발목잡기'”
☞국민일보: 김무성 “野, 교과서 국정 발목잡기…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
☞오마이뉴스: 새누리당 “친북사상 숙주”… 교과서에 ‘붉은 칠’?
※ 참고자료
※ [다운로드] pdf <김용주, 과연 애국자였나 기자 간담회 자료집 >
※ [다운로드] ppt <김용주, 과연 애국자였나 기자 간담회 프리젠테이션>
※시사영상
※관련자료
※[화면보기] 「김용주, 과연 애국자였나?」 기자 간담회 자료집
※[화면보기]「김용주, 과연 애국자였나?」 기자 간담회 프리젠테이션 자료
▲ 한국청년연대, 흥사단 전국청년위원회 등 청년단체 소속 청년·학생들이 11일 밤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친일미화·독재미화 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촛불집회’에서 ‘어디서 감히 역사를 바꿔!’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