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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 확산…이대·한양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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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이화여대·한양대 학생들도 15일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냈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11개 단과대·학과 학생회 등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학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의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은 ‘하나’의 역사관만을 ‘올바르다’고 강제하는 시대역행적인 시도”라고 밝혔다.


이들은 “뛰어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꾼다. 역사는 유신시대로 회귀시키고 역사책은 바꾸는 현 정권은 저열한 독재 권력자에 불과하다”며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일독재 권력의 자서전’이 아니라 ‘항일과 민주주의의 역사’”라고 밝혔다.

한양대 총학생회도 이날 성명에서 “국정교과서로는 다양성을 추구할 수 없다”면서 “상식적으로 8종 교과서가 구현하지 못하는 다양성을 1종 교과서로 실현하겠다는 논리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화여대·한양대 학생들의 성명서 전문.


▲ 이화여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교정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해방이화 총학생회·이화인 성명서>


지난 10월 12일 교육부는 각계각층의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발표하였습니다. 역사란 지극히 해석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통설’로서 교육에 활용되거나 사회의 근간을 이룰 수는 있으나 어디까지나 ‘정설’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를 누구의 권한으로 하나의 관점으로만 통일시킬 수 있단 말입니까. 하지만 현재의 교육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전환은 ‘하나’의 역사관만을 ‘올바르다’고 강제하는 시대역행적인 시도입니다.


박근혜 대통령 정권과 관련 인사들은 편향되고 그릇된 해석의 역사관으로 오래전부터 비판받아왔습니다. 그들의 역사관은 헌법 전문에 명시된 ‘대한민국은 3.1 운동으로 건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 한다’는 대한민국의 뿌리를 부정하는 역사관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일본군과 ‘동지’의 관계였으며 ‘돈을 벌러 따라다녔다’고 하는 역사관입니다. 민중이 겪었던 고난의 시대는 ‘근대화의 시대’로, 민중의 피 흘림은 ‘구국적 결단’으로 호도하는 역사관입니다.


그들이 현재의 교과서가 편향적이므로 역사교과서를 국정화 한다는 것은 오히려 본인들이 얼마나 편향적인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청산되지 않은 친일 행적과 독재 행위가 존재한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친일독재를 미화하여 어느 학교에서도 채택되지 않았던 교학사 교과서, 결국 그 교과서를 ‘국정화’하여 모든 아이들에게 가르치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해방이화 총학생회와 이화인들은 한국사 국정교과서를 추진하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하나의 역사관으로 역사쿠데타를 시도하는 대한민국에 잔재하는 모든 친일, 독재 옹호 세력과 단호히 맞설 것입니다.


뛰어난 지도자는 역사를 바꾸고 저열한 권력자는 역사책을 바꿉니다. 역사는 유신시대로 회귀시키고 역사책은 바꾸는 현 정권은 저열한 독재 권력자에 불과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친일독재 권력의 자서전’이 아니라 ‘항일과 민주주의의 역사’입니다.


이에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합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


해방이화 제 47대 총학생회 이화답게


제 6대 건강과학대학 학생회 페이스메이커 / 제17대 경영대학 학생회 The BI‘s / 제 20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 Beeapple / 제8대 스크랜튼대학 학생회 / 제48대 약학대학 학생회 stepup / 제 47대 인문과학대학 학생회 ZOOM IN문 / 제 47대 음악대학 학생회 봄,바람 / 제 47대 자연과학대학 학생회 새로고침 / 제 43대 경영학과 학생회 BESIDE / 제47대 경제학과 학생회 Vivid-econ / 제47대 정치외교학과 학생회 정연 / 제15대 국제학부 학생회 TrustDIS / 제8대 스크랜튼학부 학생회 스크나래 / 제1대 융합학부 준학생회 PAMF / 제35대 행정학과학생회 파도 / 제47대 사회학과 학생회 사파리 / 제 47대 사범대학생회 늘품사범 /제 26대 교육학과학생회 / 제 10대 국어교육과 학생회 / 제 31대 사회과교육과 학생회 비트윈사교 / 제 24대 초등교육과 학생회 / 제 50대 교육공학과 학생회 / 제 25대 수학교육과 학생회 misuda / 제 25대 유아교육과 학생회 아띠 / 제 31대 과학교육과 학생회 / 제 31대 특수교육과 학생회 특별애 / 노동자연대이대모임 / 이화가 일본군‘위안부’문제에 나서는 <이화나비> / 이화여대 청년하다 / 중앙동아리 FC콕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한양대학교 총학생회의 입장>


교육부가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변경 안을 지난 12일 발표했습니다. 기존에 여러 출판사에서 발행한 뒤 교육부의 검정을 받던 한국사 교과서를 앞으로는 교육부가 전임해 한 가지로만 발행하겠다는 것입니다. 한양대학교 총학생회는 정부의 이번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발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합니다.


기존 검정 교과서에 문제가 있다면 교육부의 책임입니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국정화 추진의 결정적 배경으로 ‘검정 집필진의 편향성’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현행 8종 한국사 교과서는 교육부의 교육과정과 집필기준대로 서술돼 교육부의 검정을 통과하고, 그중 일부는 집필진 의사에 반해 교육부 명령대로 수정까지 거쳐 학교에 배포된 교과서입니다. 만약 현재 검정 교과서에 사실오류와 편향성이 있다면 지금까지 교육부가 이를 조장 내지 방관했다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국정교과서로는 다양성을 추구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교과서 집필진이 다양한 관점을 가진 인사로 구성되어 있지 못하며, 그 결과 검정제의 가장 큰 취지인 ‘다양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고 주장합니다. 상식적으로 8종 교과서가 구현하지 못하는 다양성을 1종 교과서로 실현하겠다는 논리 자체가 설득력이 없습니다. 게다가 학계 권위와 전문성을 인정받는 우수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하겠다고 하지만, 국정화 교과서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대학교수 등 학계 권위자들의 선언이 줄을 잇고 있어 그 내용적 수준이 우려됩니다.


학계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역사교과서는 정설, 통설, 다수설에 기초해서 쓰이는 것이지, ‘올바른’ 설에 의해 쓰이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학설을 모두 부정하는 국정교과서는 전제국가 내지 독재국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것입니다.


헌법적 가치를 지키려면 국정화 강행을 멈춰야 합니다.


정부는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균형 잡힌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한 교과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미 1992년 헌법재판소는 “국사(한국사)의 경우 어떤 학설이 옳다고 확정할 수 없고, 다양한 견해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다양한 견해를 소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라고 적시했습니다. 헌법적 가치에 충실한 교과서란 역사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견해를 인정하는 교과서입니다.


획일화된 역사교육을 불러올 국정교과서에 반대합니다.


한양대학교 총학생회는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변경 강행에 반대합니다. 대학은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오가는 학문의 장입니다. 학문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며 생각을 나눌 때 발전합니다. 우리 한양대학교의 일원이 될 수도 있는 지금의 초·중·고등학생들이 획일화된 역사교과서로 공부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역사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 변경을 철회해야 합니다.

한 양 대 학 교 총 학 생 회 

임아영 기자 layknt@kyunghyang.com
<2015-10-15> 경향신문


☞기사원문: 대학가 국정교과서 반대 목소리 확산…이대·한양대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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