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촛불집회에 참가한 역사학자, 교사, 학생, 시민 등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촛불을 치켜든 채 참석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이 집회는 애초 청계천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고엽제전우회 등 보수단체가 청계광장에서 교과서 국정화 찬성 집회를 열어 자리를 옮겨 진행됐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역사 연구자·교사, 중고생 등 2천여명 행진
31일 3차 국정화 저지 범국민 촛불문화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전교조와 역사정의실천연대 등 466개 시민사회·역사단체들이 모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가 24일 오후 6시 서울시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연 ‘제2차 범국민 촛불문화제’에는 20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촛불을 밝힌 채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외쳤다. 지난 주 열린 1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시민들의 참여로 파이낸스센터 앞 인도는 열기가 가득했다.
▲ 백일장 톡톡 튀는 문구들. |
대학생 대자보 쓰기 운동을 제안했던 서울시립대 철학과 성치화씨는 “2017년이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다. 그때에 맞춰서 국정교과서를 편찬하겠다고 한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외쳤다. 전교조 소속 교사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역사를 가르치는 임선일 교사는 머리를 빡빡 깎은 채 “역사교사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역사 교육을 하고 싶다”고 외쳤다. 시민들은 촛불을 흔들며 환호했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이성대 지부장(오른쪽 둘째)과 소속 교사들이 2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결의를 보이기 위해 삭발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 국정교과서 반대 청소년거리행동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리를 행진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앞서 종로구 인사동 북인사마당에서 열린 ‘청소년 거리행동’에 참석했던 청소년들도 촛불문화제에 함께했다. 이들은 직접 손으로 쓴 손팻말을 들고 무대 위에 올라 박수를 받았다. 한 여학생은 “부천에서 여기까지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한 어르신이 ‘어린 것이 역사에 대해 뭘 안다고 정치질을 하느냐’고 했다. 우리도 판단할 수 있고, 교육은 우리의 권리다. 어른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청소년들이 교육의 권리를 찾는 것을 방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 24일 저녁 서울 태평로 거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국정화저지 촛불집회를 마친 역사학자, 교사, 학생, 시민 등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촛불을 든 채 청계천에서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
밤 8시께 문화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종각을 거쳐 서울시청까지 거리행진에 나섰다.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는 다음주 토요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3차 범국민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허승 고한솔 기자 raison@hani.co.kr
■10월 24일 청계광장을 다시 밝힌 ‘국정화 반대’ 촛불
■ 역사연구자들도 “국정화 반대”…거리로 나섰다
■ 청소년들 3차 거리행동 “국정교과서 거부합니다” 거리행진
<2015-10-24> 한겨레
☞기사원문: “박정희 탄생 100주년 선물 ‘국정화’…분노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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