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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반대 서명한 미국 교수 “한국 많이 발전한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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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위스콘신대 애플 석좌교수

“전교조 합법화때처럼 도울것”


세계적 교육학자인 마이클 애플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농성장을 격려 방문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계적 교육학자인 마이클 애플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농성장을 격려 방문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합니다’. 한글 이름이 빼곡하게 적힌 ‘국정화 저지 1000만 시민 거리서명’ 명단에 백발의 미국인 부부가 망설임 없이 자신들의 이름을 적어 넣는다. 26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네트워크’ 농성장을 찾은 마이클 애플 미 위스콘신대 석좌교수와 그의 아내이자 위스콘신대 동료인 리마 애플 교수다. 애플 교수는 교육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뤄온 세계적 교육학자다. 지난 24일 방한한 그는 이날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과 ‘국정화 저지 농성장’을 찾는 것으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농성장에서 이준식 역사정의실천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난 애플 교수는 “하나의 교과서로 가르치는 것은 한국을 (이전과는) 대단히 다른 공간으로 바꿔놓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배세력이 상식을 비트는 방식 중의 하나가 기억을 지우는 것이고, 한국뿐 아니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지배세력이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대중의 집단적인 기억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처칠 수상의 말을 인용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애플 교수의 방한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89년 첫 방문 당시 그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연금 조처된 바 있다. 그는 자신이 연금됐던 사건을 언급하며 “한국사회에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정치적인 성과란 언제든 빼앗길 수 있는 것임을 증명한다. 계속 싸워서 (정치적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정 교과서 도입에 반대하는 이들에겐 좌편향이라는 공격이 가해지고 있다”는 이 위원장의 설명엔 “(정부의 대응이) 내겐 놀라운 일도 아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애플 교수는 특히 역사 과목의 국정화가 교육 전반에 미칠 악영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역사 교육에서 교사가 자율성을 잃는다면 다른 모든 교과에서도 교사들이 교육에 대한 권리를 잃게 될 것이기에 굉장히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한국의 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해) 미국에서도 돕고 싶다”는 뜻을 밝힌 뒤 “과거 전교조 합법화를 위해 미국 교원노조와 협력해 부당함을 알린 적이 있는데 미국에서 그런 일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2015-10-26> 한겨레

☞기사원문: 국정화 반대 서명한 미국 교수 “한국 많이 발전한 줄 알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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