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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반대로 되살아난 ‘안중근 단지 손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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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출처는 커뮤니티 엠엘비파크, 스티커 사진은 서울지하철노조 제공


‘권력 입맛대로 역사책에 손대지 마시오’ 스티커 화제
지하철노조 등 6개 단체 제작해 지하철 2호선에 부착


약지 한 마디가 잘린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이 선명한 그림과 함께 ‘권력의 입맛대로 역사책에 손대지 마시오’라고 적힌 한 장의 홍보물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파동 속에서 누리꾼들에게 화제를 낳고 있다.
27일 커뮤니티 엠엘비파크에는 ‘소름돋는 지하철 경고문’이라는 제목과 함께 지하철 2호선 열차에 붙어 있는 홍보물을 찍은 사진과 글이 게재됐다. (▶바로 가기) 게시 글을 보면, 사진 속 홍보물에는 ‘권력의 입맛대로 역사책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제목과 함께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그림이 찍혀 있다. 홍보물에는 이와 함께 “이 땅의 청년들을 일제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몰았던 자를 애국자로 만들고, 군사 쿠데타 주역을 구국의 영웅으로 미화하는 역사를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역사를 망각한 민족에게 불행한 역사는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한 역사왜곡을 강요하는 국사교과서 국정화는 중단되어야 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이 홍보물은 서울지하철노조와 5678서울도시철도노조, 서울시설공단노조, 서울농수산물공사노조, SH공사노조, 서울의료원노조 등 6개 노동조합의 연합체인 서울시투자기관노동조합협의회 명의로 제작돼 안중근 의사 의거 106주년을 맞은 지난 26일 밤부터 서울시 지하철 전 노선 열차에 부착됐다. 서울시설관리공단노조, 서울의료원노조도 서울시내 주요 시설과 작업장에 일제히 홍보물을 부착해 대시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지하철노조 이호영 선전부장은 “현장 노동자들도 정권의 노동 개악 뿐 아니라 역사 왜곡 시도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매우 높기 때문에 독재 국가로의 역주행을 막고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실천행동의 일환으로 홍보 포스터를 제작하게 됐다”며 “‘올바른 역사’란 친일과 독재에 대한 뼈저린 성찰로 다시는 비극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이고, 그동안 교과서에서 삭제된 노동의 역사에 대해 마땅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국정화 저지 홍보물 중 단연 임팩트 갑”, “멋지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으로 써야겠다”, “지하철 문 안전사고 경고 겸 역사책 국정화 반대 홍보, 멋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홍보물을 공유했다.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2015-10-28> 한겨레

☞기사원문: 국정화 반대로 되살아난 ‘안중근 단지 손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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