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명 “학자의 양심과 판단에 따른 결정, 국정화 찬성 교수는 소수”
▲ 한국학중앙연구원 홈페이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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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에 대한 학계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30일 정부 산하 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이배용 연구원장, 아래 한중연) 소속 교수 28명도 “정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철회하라”며 비판했다
여기에는 앞서 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을 냈던 한국사학 교수 5명(구난희, 권오영, 신종원, 심재우, 이강한) 외에도, 추가로 사회학, 정치학, 교육학 등 각기 다른 14개 전공 교수 28명이 실명을 올리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한중연 소속 교수는 총 54명(초빙교수 포함)으로, 절반 넘는 교수들이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 셈이다.
교수들은 입장문을 통해 “최근 각계각층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선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학중앙연구원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 8명도 10월 27일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동시에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결의했다”며 “이는 학자의 양심과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 교수들은 (앞서 발표한) 8명의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들의 결의를 적극 지지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27일 한중연 한국사학·고문헌관리학 전공 교수 10명 중 8명은 성명서를 통해 “국정교과서는 한국 사회가 일궈온 국제적 위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며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했다.
교수들은 여기서 “연구원 일부 교수가 현행 검정 교과서를 비판하면서 국정 교과서 도입을 찬성하고 있어 연구원 역사학 전공 교수들의 다수가 국정 교과서를 찬성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하지만 국정 교과서를 찬성하는 교수는 역사학 전공에서 소수”라고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정부 출연’ 한국학연구원 교수들도 ‘집필 거부’).
정부 출연 연구 기관으로 1978년 설립된 한중연은 교육부 지원 아래 외국교과서의 한국 서술 연구 및 각 나라의 교과서 정책을 분석하는 업무 등을 맡고 있다.
연구원에는 국정제를 지지하는 권희영 교수(전 교학사 교과서 집필진), 2011년 역사교육과정개발추진위원장을 맡아 뉴라이트 측 역사교과서 검정 기준을 대폭 수용한 이배용 원장 등이 재직 중이라, 향후 정부의 집필 작업을 도우리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편 이날 오전에는 역사학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전국역사학대회에서 대회협의회 소속 학회 및 역사학 관련 28개 학회가 공동으로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국정 교과서 제작 불참 촉구” 성명을 내, 국정화를 강행하는 정부·여당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관련 기사: 28개 역사학회 “학자들, 국정교과서 제작 불참해야”).
다음은 이들이 30일 낸 입장문 전문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들의 입장>
“정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를 즉각 철회하라”
최근 각계각층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반대 선언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학중앙연구원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 8명도 10월 27일 “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동시에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결의하였습니다. 이는 학자의 양심과 판단에 따른 결정입니다.
우리 교수들은 8명의 역사학 관련 전공 교수들의 결의를 적극 지지하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2015년 10월 30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일동
강돈구(종교학) 구난희(한국사학) 권오영(한국사학) 김경일(사회학) 김복수(사회학) 김원(정치학) 김종명(한국문화학) 박정혜(미술사학) 서호철(사회학) 성기련(음악학) 신익철(국문학) 신종원(한국사학) 심재우(한국사학) 양영균(인류학) 옥영정(고문헌관리학) 이강한(한국사학) 이길상(교육학) 이종철(철학) 이완우(미술사학) 임치균(국문학) 전경목(고문헌관리학) 전성호(경제학) 전용훈(철학) 정영훈(정치학) 정치영(인문정보학) 조융희(국문학) 조현범(종교학) 주영하(민속학)
유성애 기자
<2015-10-30> 오마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