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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임종국상 수상자 뉴스타파 선정, 11일 시상식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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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임종국상 수상자 ‘뉴스타파’ 선정



1965년 국민적 반대 속에 굴욕적인 한일협정이 체결되자, 임종국 선생(1929∼1989)은 우리 근현대사 왜곡의 근본 원인이 과거사 청산의 부재에 있음을 직시하고, 반민특위 와해이후 금기시되고 있던 친일문제 연구에 착수했다. 그는 1966년 『친일문학론』을 발표하여 지식인 사회에 충격을 던졌으며, 그 외에도 문학과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역작들을 남겨 한국지성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회장 장병화)가 제정한 [임종국상]은 ‘친일청산’, ‘역사정의 실현’, ‘민족사 정립’이라는 선생의 높은 뜻과 실천적 삶을 오늘의 현실 속에 올바르게 계승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학술·문화와 사회·언론 두 부문에서 선정해 수여한다. 2005년부터 매년 수상자를 배출하였으나, 2008년과 2009년도는 『친일인명사전』 편찬과 관련한 주관단체의 사정으로 시상이 잠시 중지되었으며, 올해가 9회째이다.


8월 21일부터 9월 30일까지 진행된 2015년도 수상자 후보 공모에는 학술
·문화 부문 여섯 사회·언론 부문 넷 등 10건이 응모하였으며, 지난 10월 22일 열린 심사위원회에서 열띤 토론 과정을 거쳐 수상자를 결정했다.


심사위원회는 수상후보자의 최근 3년간 저작물과 활동사항뿐 아니라, 기타 경력이나 관련 자료 등도 널리 참고해 적격자를 선정하고자 노력했다. 수상자 선정에서 가장 우선시한 기준은 금기의 영역에 대한 탐구와 도전정신이었다. 그것은 1966년 평생 주류사회의 외면을 받으면서도 진실을 향한 고독한 투쟁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임종국 선생이 우리에게 남긴 삶의 지표이기 때문이다.


역대 심사과정에서도 그러하였듯 이번에도 최종 수상자 결정이 쉽지 않았다. 진지한 토론 끝에 심사위원들은 올해 학술·문화 부문에서는 수상자를 내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유감스럽게도 예년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를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추천된 후보들도 선정 기준에는 다소 미흡하였기 때문이다. 사회·언론 부문에서는 두 후보가 마지막까지 경합하였으나, 만장일치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를 제9회 임종국상 수상자로 최종 선택하였다.


올해 단독 수상자로 결정된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 뉴스타파는, 2012년 1월 권력 감시와 시민들의 알 권리 충족을 목표로 창립한 이래, 날카로운 탐사보도로 명성을 떨치면서 짧은 기간에 독립 언론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해방 70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제작한〈친일과 망각〉4부작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후손 1,177명을 확인하고 이들의 학력 직업 경제력 거주지 친일재산환수율 등 사회인구학적 존재양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기왕의 친일파에 대한 감성적 접근을 극복하고 새로운 보도 패러다임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누가 애국지사를 욕보이는가?> <김무성 父 김용주, ‘일제군용기 헌납, 징병독려’ 광고>등 특집과 보도를 연이어 방영해 친일문제에 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외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일제하 강제동원 문제, 한국사 국정화 등 한일 양국의 과거사 현안을 지속적으로 보도함으로써 올바른 역사인식의 확산에 기여해 왔다.


심사위원회는 역사와 교육에 대한 권력의 개입이 노골화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뉴스타파’가 수행해 온 감시자로서의 역할이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였다. 또 대다수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상실한 지금, 독립언론으로서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최일선에 서서 역사와 사회 정의의 실현을 위해 맹렬한 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높이 평가하였다.


임종국상은 올해로 9회째 수상자를 배출하게 되었다. 이제 임종국상은 학술 문화 사회 언론 각 분야의 전문가나 활동가들이 모두 선망하는 상으로 자리잡았다. 그것은 우선 임종국 선생의 학문적 열정과 실천적 면모에 기인한 바 크다. 거기에다 지난해까지 10여 년간에 걸쳐 사회의 존경을 받는 원로 선생님들께서 심사를 맡아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선의 기준으로 하는 원칙을 고수해 오신 점도 임종국상의 권위를 높여주었다.


이렇게 존중받는 상의 수상자를 결정하는 일에 참여하게 된 일 자체가 새로 심사를 맡게 된 위원들 모두에게 영광이면서 보람이었다. 최종 단계에까지 이르렀다가 탈락한 후보도 충분한 자격이 있었다는 점을 밝히면서, 아쉬운 마음으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영예의 수상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면서, 지금까지의 진정성과 열정을 한 단계 승화시켜 진실과 정의에 길에 더욱 앞장서 주시길 기대한다.


심사위원회 위원장 윤경로 │ 위원 박찬승 장완익 정근식 정해구 조세열




>> 선정사유


뉴스타파는 창립 이래 사회 문제에 대한 고발뿐만 아니라 현실문제의 근원으로서 역사적 맥락을 추적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여왔다. 특히 해방 70년을 맞은 올 한 해 뉴스타파는 역사 다큐멘터리와 탐사보도에서 질과 양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 중에서도 심사위원회가 가장 주목한 결과물은 해방70년 특별기획으로 제작된 〈친일과 망각〉 4부작(2015년 8월)이었다. 뉴스타파가 수상자로 선정되는 데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이 역작은 과학적 탐사보도의 신기원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타파는 올해 8개월 간에 걸친 지난한 조사를 거쳐 친일반민족행위자의 후손 1,177명을 확인하고, 이들의 학력 직업 경제력 거주지역 친일재산환수율 등을 구체적으로 분석해 사회인구학적 면모를 최초로 밝혀냈다. 이는 친일문제에 대한 기존의 감성적 추상적 보도 경향을 일신한 것으로, 추적보도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놓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친일 후손의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조사 대상 중 350여 명에 대해서는 이메일 서한 방문 등의 방법으로 접촉해, 비록 3명에 불과했지만 이들로부터 선대의 친일행적에 대한 진솔한 공개 사죄를 이끌어냈다. 이를 통해 친일청산 등 과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구성원 간 역사적 화해의 단초를 제시하여 새로운 보도 패러다임을 창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뉴스타파는 2015년 들어 <친일과 망각> 4부작 외에도 <온몸에 각인된 기억들-일본군 위안부를 기록한 일본인들>(2015년 6월), <골령골 이야기>(2015년 6월), <권총, 폭탄, 태극기 그리고 가슴 속 종이 한 장>(2015년 8월), <누가 애국지사를 욕보이는가?>(2015년 8월), 〈꽃바위 하나오카의 눈물〉(2015년 8월), <김무성 父 김용주, ‘일제군용기 헌납, 징병독려’ 광고>(2015년 9월) 등 다수의 역사물을 제작해, 해방70년과 한일협정 50년의 시점에서 과거사를 돌이켜보게 하는 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뉴스타파의 탐사보도는 친일파 ‘일본군위안부’ 민간인학살 의열투쟁 보훈정책 강제동원 등 한국 근현대사를 아우르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뉴스타파는 항상 시선을 피해자 약자 소외된 자에 두고, 역사의 이면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담고자 노력했다.


또 사회의 주류세력에게는 날카로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댔다. 사회현상에 대한 보도에서도 물론 그러하였지만 역사인식의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도 성역이 없는 감투 정신을 보여주었다.


사실 모두들 느끼듯이 친일문제는 여전히 금기에 가까운 주제이다. 임종국 선생께서 수십 년간 헌신하셨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청산을 기치로 출범한 지 사반세기가 되어가지만, ‘친일’을 언급하는 데는 아직도 상당한 각오를 필요로 하는 것이 현실이다. 뉴스타파의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친일파의 후세들 대다수는 일말의 반성도 없이 강고한 기득권 아래 구조화하면서 이 사회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이 거대한 철옹성에 그야말로 ‘벽을 문으로’ 여기고 온몸으로 도전한 뉴스타파의 일선기자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 외 뉴스타파는 극우세력의 역사전쟁 도발 기도를 일찌감치 간파하고 2013년 9월<교학사 역사교과서 문제점 연속 보도>를 시작으로 <2015년판 ‘백 투 더 유신’>(2015년 10월), <귀도 눈도 닫았다
···국정화 역주행>(2015년 10월) 등 역사교과서 문제를 집중 분석 보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뉴스타파는 2013년 11월 <‘친일’ 연구의 선구자, 임종국> 3부작을 제작 방영하여 임종국 선생의 실천적 삶과 치열한 학문세계를 널리 알린 인연도 있기에 부기해 둔다.


심사위원회는 뉴스타파가 시민들의 성금으로만 운영되는 완전한 독립언론으로서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탐사보도의 전범을 만들어온 점에 경의를 표하면서, 역사정의실현을 위한 치열한 노력과 역사대중화에 기여한 다대한 업적을 높이 평가하여 제9회 임종국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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