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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정권 불복종운동이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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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교수모임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 요구 “국정화는 학자로서 부끄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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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교수들로 구성된 ‘한국사를 사랑하는 경북대 교수모임’은 7일 오후 경북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촉구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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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검인정 구분고시를 확정 발표했지만 집필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경북대학교 전·현직 교수들이 국정화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경북대학교 전·현직 교수 123명이 참여한 ”한국사를 사랑하는 경북대 교수모임’은 7일 오후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학교 인문대학 교수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한국사 국정화를 철회하고 올바른 역사가 아니라 다채롭고 풍요로운 역사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교수모임은 “정부가 경원시하는 북한과 몽골, 라오스와 캄보디아 같은 전제국가, 터키 같은 이슬람국가, 아이슬란드처럼 작은 나라들이나 활용하는 것이 국정화 교과서”라며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철회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교수모임은 이어 “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를 강행하는 정부와 국사편찬위원회는 교과서 집필진의 면면마저 비밀주의에 부치고 있다”며 “밀실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과서 국정과 작업이 어떤 역사적인 평가를 받을지는 명약관화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찬석 전 총장은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겠다는 정부의 발표가 나왔을 때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대부분의 국민들이 반대하는데도 밀실에서 진행하는 것을 보고 학자로서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주보돈 교수는 “정부는 수차례 집필자를 비롯한 일체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집필자 이름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비밀리에 작업을 추진하는 것은 백주대낮에 테러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주 교수는 이어 “내가 알기로는 국사편찬위원장이 비밀리에 사적 관계를 이용해 집필자를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부분의 현직 역사학자들은 집필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철 교수는 “역사학자 90%가 반대하고 역사교사 절대다수가 반대한다”며 ‘학문적으로도 이해가 안되는 반민주적 처사이다. 정권에 불복종운동이라도 해야 할 판”이라고 참담함을 나타냈다.


교수모임은 “정부는 역사해석과 집필의 주관자가 아니다”라며 “역사해석의 지평은 역사학자와 시민, 그리고 역사에 맡길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국리민복을 위해 일하고 역사는 시민과 역사학자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에는 박찬석 전 경북대 총장과 김윤상 석좌교수(행정학), 주보돈(사학), 김규종(노어노문) 교수가 참석했고 퇴직교수 18명을 비롯해 모두 123명이 서명에 동참했다. 이번 교수모임의 기자회견은 정부가 국정화 고시를 발표한 후 대구경북 대학에서는 처음이다.


교수모임은 앞으로 정부가 행정고시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시민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안 역사교실을 열고 다양한 역사교재 등을 통해 국정교과서에 대한 ‘불복종 운동’을 펼치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시민사회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정화저지네트워크를 통해 장기적으로 국정교과서의 문제를 알리고 국정교과서가 나올 경우 이를 분석하고 검토해 문제점을 알려나갈 계획이다.

조정훈 기자

<2015-12-08>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정권 불복종운동이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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