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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공원’ 밀어붙이는 서울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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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가 서울시와의 이견으로 중단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공원 사업을 자체 예산으로 재추진한다. 중구는 앞서 2013년 신당동(현 동화동) 박 전 대통령 가옥과 그 주변 일대에 박정희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서울시에 투자심사를 요청했지만 서울시가 난색을 표하면서 사업은 유야무야됐다.


중구는 최근 박 전 대통령 기록이 전시될 전시관 건립 등을 담은 ‘동화동 역사문화공원 및 주차장 확충계획’을 세우고 올해 100억원을 편성했다고 12일 밝혔다. 주차장과 전시관이 포함될 공원의 총 사업비는 310억원가량이다.


박 전 대통령 가옥에서 20~30m 떨어진 기존 동화동 공영주차장은 지하 주차장으로 만든다. 지하 1층 일부 구역에 지어질 전시장에는 1961년 5·16 군사쿠데타 등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기록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중구는 이달부터 감정평가와 토지·건물 보상에 들어가 10월 착공, 2018년 3월 주차장과 공원을 준공할 계획이다.


중구는 2013년 사업이 좌절되자 최근까지 해당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와 공청회를 수차례 여는 등 여론 환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중구의회 변창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주차장 확충에는 찬성하지만 100여대를 더 주차하려고 국·시비 지원도 없이 수백억원의 세금을 들여 건물을 허물고 새로 짓는 건 예산 낭비”라며 “결국 공원 조성을 위해 주차장 카드를 꺼낸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도 “상암동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도 수년째 지역 사회 등의 반대에 직면해 있는데 다시 서울 한복판에 혈세를 들여 박정희 기념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유신독재 부활 논란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 단체들의 반대에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창식 중구청장은 “공원화 사업과 주차장 건설은 이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으로 주민과 상인들도 적극 환영하고 있다”며 “우리는 ‘박정희 공원’이라고 표현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2016-01-12> 경향신문

☞기사원문: ‘박정희 공원’ 밀어붙이는 서울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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